울산 여천천 살리기…폐수 유입으로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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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울산 남구 여천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이 오는 5월 12일 완공을 앞두고 차질이 예상된다.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상류 구간 우수(빗물)관로 6곳에서 공장폐수와 생활하수 등 오수가 유입되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우수관로는 여천천으로 연결된다.

 남구는 원인을 찾기 위해 이달 말부터 6월까지 여천천 상류 오수관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조사는 우선 남구 남산초등학교 일대 200가구 하수관에 색소를 탄 물을 넣은 뒤 우수관로에서 색소 물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남구 옥동과 신정2동 일대 1700여 가구에서 배출되는 오수의 유입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 조사다.

 남구 도심을 흐르는 여천천은 2006년까지 ‘죽음의 하천’으로 불리었다. 오수가 장기간 유입되면서 물이 썩어 악취가 진동했다. 1995~2006년 여천천에 유입되는 우·오수를 분리하는 사업이 진행된 이유다. 오수를 모두 용연동 용연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해 바다로 내보내기 위한 사업이다.

 우·오수 분리에 이어 2007~2010년 자연형 생태하천조성사업(사업비 270억원)이 추진되면서 여천천은 물고기가 살 정도로 깨끗해졌다. 이어 신정동 두왕로에서 한비교까지 4.89㎞ 하천 구역을 친수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고향의 강 조성사업’(사업비 300억)이 2013년 1월 착공됐다. 여천천을 살리기 위해 잇따라 거액의 예산이 투입된 것이다. 하지만 완공을 앞두고 상류 구간 복개천 부분을 걷어내자 우수관로 부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우수관로는 2005년 이전에도 문제였다. 하지만 남구는 관로 접합 부실과 파손을 주원인으로 추정했을 뿐 오염 경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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