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마시면 2~3일은 쉬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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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년회 등 술 모임이 많아지면서 '술 걱정'이 앞서는 때다. 술자리가 잦아지면 생활 리듬이 깨지고 체력 저하와 함께 쉽게 피로해질 뿐 아니라 간이나 위까지 상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음주 횟수를 줄이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지혜로운 음주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연말 모임에 대비해 건강을 생각하며 술 마시는 요령을 전문가를 통해 알아본다.

첫째, 술 자리 전에는 꼭 식사를 하고 술은 두부, 고기, 생선 등 저지방, 고단백 안주와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음식들은 술의 흡수를 늦추는 것을 도와준다. 술이 천천히 흡수될수록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의 양도 적어진다.

둘째, 천천히 자신의 주량과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마셔야 한다. 그렇게해야 간에서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대체로 건강한 간을 지닌 정상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정도다. 종류별로 보면 소주는 2홉들이 1병, 맥주 1500~2000㏄, 포도주 600㎖기준 1병, 위스키 150cc에 해당된다. 중요한 것은 알코올의 총 섭취량이며 이는 술의 종류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주 맥주 등 여러 종류의 술을 잇따라 마실 때는 섭취하는 총 알코올 양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콜라.사이다 등과 같은 탄산 음료와 술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탄산거품이 섞인 술은 흡수가 빨라 짧은 시간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물론 양주와 맥주 등을 섞는 폭탄주도 좋지 않다. 술은 그 종류에 따라 알코올의 농도, 흡수율, 대사 및 배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섞어 마셔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넷째, 술 취한 다음날 마시는 해장술은 몸에 아주 해롭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해장술은 숙취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게 아니라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두통이나 속 쓰림을 못 느끼게 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다섯째, 술 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점을 알아두자. 술 자리에서 피우는 담배는 알코올의 흡수를 촉진시키며 알코올 역시 니코틴의 흡수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담배 연기 속에는 2~6%의 일산화탄소가 있는데 음주 중에 담배까지 피우면 거의 연탄가스 중독에 가까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섯째, 과도한 음주는 간, 뇌, 심장, 근육, 췌장, 위장관, 폐 등 거의 우리 몸의 모든 부분에 악영향을 미치며 특히 간에 많은 피해를 주게 된다. 따라서 반드시 '휴간일'을 지켜야 한다. 휴간일이란 음주에 지친 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음주 후 2~3일 정도는 술 마시기를 피하고 가능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움말=김대균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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