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노·에드밀손, 환상의 삼바듀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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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듀오' 마그노와 에드밀손의 연속골로 전북 현대가 4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북은 21일 포항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전반 1분 만에 마그노의 오른발 강슛으로 앞서 나간 뒤 인저리 타임이 적용된 후반 종료 직전 에드밀손의 결승골로 포항 스틸러스에 2-1의 짜릿한 승리를 엮어냈다.

마그노는 시즌 8골째를 기록, 득점 단독 1위로 나서며 득점왕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재촉했다.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마그노는 올시즌 무려 32골을 기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프로축구 20년 역사상 정규리그 한시즌 최다골은 1994년 윤상철(당시 LG)이 보유하고 있는 24골이다.

마그노와 에드밀손이 지금껏 합작한 골은 모두 14골. 전북이 1라운드를 마친 이날까지 기록한 17골 중 90%에 가까운 득점을 두 선수가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드필더를 장악한 브라질 출신 용병 보띠의 패싱력까지 갖춰 전북은 역대 최고의 외국인 트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00년 브라질 프로축구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마그노는 전반 시작하자마자 본능적인 골감각을 보여주며 킬러가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전반 초반 아직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마그노는 포항 수비수들의 방심을 틈 타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 오른쪽에서 볼을 재빠르게 인터셉트했다. 곧바로 특유의 리듬을 탄 개인기로 수비수를 한명 제치곤 빠른 판단력에 강력한 슈팅이 더해지며 반대편 골문을 향해 강력한 슛을 날렸다.

에드밀손의 마무리는 더욱 극적이었다. 전반 7분 포항 까시아노의 프리킥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전북은 계속해 골문을 두드렸으나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했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는 듯싶었다. 그러나 심판이 휘슬을 불기 직전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 중앙에서 최영훈이 오버헤드킥으로 문전으로 찔러준 볼을 에드밀손이 긴다리를 쪽 뻗어 감각적으로 왼쪽으로 꺾어차 승부를 갈랐다. 지난해 득점왕이었던 에드밀손은 6득점·4도움을 기록하며 전천후 공격수임을 과시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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