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국회] 한국이 'IT 강국' 이란 말은 헛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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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이 한국에 돌아와 가진 강의에서 한국은 IT강국이 아니라고 하였다. 내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소신중의 하나도 바로 이것이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나라보다 강한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동안 우리의 국민들은 자기가 듣기 좋고 입맛에 맛는 말이면 무조건 줏어 샘키는 무식하고 저급한 국민의 모습 그 자체였다.

정부가 객관적 잣대를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국민들의 수준이기에 귀에 달콤하고 가슴에 찡한 거짓 감동으로 무장한 3류정권이 이 땅에서 버젓이 탄생할 수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뭔가 마음에 안들고 쓴소리를 하는 상대의 말을 귀담아들어 나의 양분으로 만들기보단 먼저 상대를 깔보고, 부정하려는 마음부터 일어나는것이 우리의 문제인것이다. 이런 단순 무식 저돌적 국민을 상대로 소신있는 목소리는 죽일놈의 목소리가 되고 우려의 목소리는 허공에 메아리칠 뿐이다.

현 정부가 이런 국민의 이기적 속성을 이용하여 오늘의 정권을 탄생시켰음에도 그 당사자들이 막상 권력의 정점에서 맛보는 국민들의 이기심에는 혀를 내두르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IT강국도 아닌데 IT강국이라 헛소리를 매일 해대야하고, 북한과의 무력경쟁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도 못했는데 마치 북한을 압도하고 있는 것처럼 아양을 떨어야 하고, 일본보다 국제사회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위치에 있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속도 없이 일본에 큰소리를 떵떵쳐야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간신적 정부와 정권이 아니고선 도저히 이 나라의 국민들을 모시고 살수가 없는 것이다.

왕조시대에 입에 쓴소리를 하는 충신을 멀리하고 듣기 좋고 칭송을 밥먹듯하는 간신이 나라를 망치듯 지금의 이 나라에 권력의 뿌리인 국민의 귀가 망국의 임금의 귀처럼 제 듣기 좋은 소리만 골라 듣길 좋아하니 이것이 문제가 아니고 무엇인가?

정작 권력의 정점에서 그리고 정보의 정점에 서보면 정말로 어찌해보기도 민망한 이 나라의 수준을 갖고 이를 마치 대단한 무엇인가처럼 포장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뺏어야하는 매일 매일이 고통과 걱정의 나날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로보트 김이 한국은 IT기술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문화가 팽배하고 이러한 산업만 번창하니 이를 IT강국이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가 과학도요 오랜 선진 과학기술을 접한 이로서 이는 너무나 당연한 우려가 아닐 수 없다.

내가 평소 이 땅의 과학과 기술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에 대해 우려와 걱정이 많았는데 이국의 땅에서 돌아와 고국을 걱정하는 한 늙은 과학도의 첫일성이 이와 같음에 나의 우려가 나만의 것이 아니었음에 또한 더욱 걱정이 쌓여만 간다.

국민의 이기심에 영합하여 국가를 이끌다간 결국 그 국민들을 망하게 할 것이니 의식과 소신이 있는 자라면 미래를 위해 국민에게 쓴소리를 함이 마땅한데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대충 얼버무려 인기에 영합하여 탄생한 이 정권을 그런 목소리를 낼 용기조차 없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국민 영합주의를 통해 정권을 창출한 세력들은 거의가 대부분 전체주의정권이었던 과거의 역사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정권쟁취의 광범위한 수단으로 정치적 이념과는 무관하게 오용남발되고 있음은 오늘날의 노무현정권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들이 진정한 진보가 될 수 없는 것이며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권력을 통해 나라를 바꾸겠다는 생각은 이미 수많은 선례를 통해 실패하였음을 역사가 말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권력의 획득이 곧 국가쇄신을 위한 길이라 여기는 의식있는 자들이 많음은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 땅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권력가진자가 알아서 뭔가를 해주기를 바라고 그러면서도 이를 신뢰하지 않으며 자기에게 이로운것을 말하고 또한 그렇게 해주기만을 기다리며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쇄신과 개혁도 부정하는 이 땅의 국민들에게 그 어떤 권력도 절대로 해답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과감히 말하거니와 지금 우리의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로버트 김의 말처럼 가족을 중심으로한 가정내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또한 과학과 기술의 생활화가 삶속에 스며들어 객관적 가치에 대한 존중과 수용의 자세가 먼저 길러져야 한다. 인문학이 발달하였던 조선이 왜 하루아침에 20여년의 개방의 격차뿐인 일본에 패망하였는가를 분석해보아야 한다. 객관적 가치를 중시하지 않고, 사실에 대한 검증과 증명에 인색하거나 무지한 인문학자들의 세상 조선은 과학과 신기술 그리고 그와 함께 들어온 국민 계몽 교육시스템으로 무장한 일본에 무참하게 깨질 수밖에 없음은 지금의 기준으로 볼 때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없다.

18~19세기 과학과 신기술 그리고 이의 확산을 위한 교육 시스템이 일본으로 하여금 조선을 제압할 힘을 주었다면 오늘날 21세기를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IT, BT 등 신기술과 이를 기반으로한 신문화가 또한 그러한 중요한 역할의 위치에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일본이나 그 당시의 서구 열강들이 그러한 신문물과 시스템에 너무나 동화되어 자멸적 대재앙을 스스로 유발하였음을 우리는 또한 알아야 한다. 지금의 우리가 결코 IT강국이 아닐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이유인 것이다. 자기 파멸적 기술의 오남용과 과잉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의 사회는 과거 내가 올린 글에 있듯이 원숭이 손에 벤츠를 쥐어준 꼴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구미 선진국이 IT, BT를 몰라서 안하는 것이아니며 기술력이 없어서 확산을 못하는 것이 아니거니와 그 폐해와 오용이 가져올 부작용을 먼저 생각하는 과거의 자신들의 경험을 통한 지혜속에 이를 통제하고 있음에도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동차처럼 질주하는 우리의 상업적 기술과 이에 대해 거짓으로 국민에 영합하는 정부와 과학과 기술에 무지한 사회의 원로와 참을 수 없는 이기심으로 똘똘뭉친 국민과 새로운것의 유혹에 견딜 수 없는 10대들의 가벼움이 서로 융합하여 이 땅을 인터넷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으며 과학자와 기술자를 인생의 낙오자로 만드는 문화에서 기술에 중독되고 새로운것만 탐하는 어린것들만 양산하는 IT 폐허국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무식한자가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 국민이 무지하기에 IT의 폐해가 극심하며 이러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급기야 어처구니 없는 정권의 탄생으로까지 이어진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노무현의 가족사를 보아도 그가 어찌 가정에 충실하라 국민들에게 설득할 것이며 법조인을 하다 여기에 기웃 저기에 기웃 결국은 사업을 말아먹기에 이르고 결국은 이것이 통하는 나라가 되어 대통령까지 되고난 자가 어찌 한우물을 파서 그일의 최고가 되라고 젊은이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 기회를 잡기 위해 하이에나처럼 살아온 자가 대통령이 되었으니 그런 자를 본보기로 이 땅의 젊은이들이 하나같이 사기꾼이 되지 않을 까 우려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은가?

이 모든것이 바로 '한국은 IT강국이 아니다'란 이 말속에 모든것이 녹아 있다 할 수 있다. 자기 최면에서 벗어나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내실을 쌓아야 할 이 때에 자기기만에 빠져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IT강국, 동북아허브, 금융허브, 남북화합 등 듣기에만 좋고 이를 이룰 실력도 없는 것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고 만 것이다.

결국 국민이 바보천치요 수준이 밑바닥이니 이런 세상을 누굴 원망한단 말인가? 내 이 땅에 태어나 조상의 얼이 이 곳에 있고 나의 형제가 이 곳에 있으니 차마 이런 저질이요 수준미달인 국가일지라도 사랑하고는 싶지만 정치를 물갈이한들 해결될 수 없는 일이요. 교육부를 쇄신한들 바뀔 수 없는 문제이니 로보트 김이 청소년 교육에 자신의 할 일이 있다 하였듯 나 또한 장래에 이 땅의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에 나의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디지털국회 조광제]

(이 글은 인터넷 중앙일보에 게시된 회원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중앙일보의 논조와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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