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히트곡 부르는 아들… '해바라기' 이주호씨 아들 가수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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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80년대 인기 포크 듀오 '해바라기'의 멤버인 이주호(49)씨의 외아들 이상(23.본명 이상수.사진)씨가 가수로 데뷔한다.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도 해바라기의 히트곡(83년)인 '행복을 주는 사람'이다. 아들이 R&B와 힙합의 느낌을 살려 리메이크한 곡에, 아버지 이씨가 부분적으로 노래를 함께 불렀다.

이상씨는 이주호씨와 윤재니(47)씨 사이에 태어났다. 어머니 윤씨는 미국인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가 80년대 국내 라디오 DJ로 활동했다. 이국적인 외모 덕분에 이상씨는 패션 모델도 잠시 했다. 이후 밴드를 이끌며 CM송을 작사.작곡하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이상씨는 중학교 2학년 때 클래식을 전공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클래식 대신 흑인 음악과 컴퓨터 음악에 빠져 살다가 음악 장비를 잔뜩 사들고 귀국했다. 장비 통관 때 문제가 생겨 '딴 짓'한 사실이 들통났다.

"부모님은 제가 판.검사나 클래식 연주자가 되길 바라셨어요. 대중 가수의 길은 너무 힘들다면서요."

아버지 이씨는 아들의 노래 실력을 한 번도 제대로 칭찬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저 역시 아버지만큼 노래를 잘 할 자신이 없어 랩에 치중했어요. 그러다보니 저만의 힙합 스타일을 갖게 됐네요."

이상씨는 아버지 히트곡을 데뷔곡으로 택한 것에 대해 "제목처럼 제 노래를 듣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부끄럽지 않은 음악인으로 성장해 아버지와 함께 한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씨는 데뷔 앨범의 작사.작곡과 프로듀싱까지 모두 혼자 해냈다.

글=이경란 JES 기자, 사진=임현동 JE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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