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도성장의 부작용… 7대 하천 구간 28% 물고기도 못 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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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환경보호총국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오염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국내총생산(GDP)의 8~15%로 추정됐다. 금액으로는 1300억~2400억 달러다.

가장 심각한 것은 하천.대기 오염이다. 전문가들은 "강과 하천.호수의 70%가 오염된 상태"라고 말한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양쯔(揚子)강을 비롯한 7대 하천 412곳에서 수질을 조사한 결과 그중 27.9%가 물고기가 살 수 없는 5급수로 확인됐다. 최대 오염 하천은 톈진(天津)을 지나 보하이(渤海)만으로 흘러들어가는 하이허(海河). 이 강은 전체의 56.7%가 5급수로 조사됐다. 랴오허(遼河).황허(黃河)도 30% 이상이 5급수였다. 이 강들은 모두 서해와 인접한 보하이만으로 유입된다.

큰 호수 27곳 중 25곳도 식수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오염됐다. 지난해에 482억t의 오.폐수가 하천으로 방류됐다. 공장에서 뿜어내는 이산화황은 지난해에만 2200만t에 달해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산업쓰레기와 쓰다 버리는 전자제품 문제가 부각된다. TV수상기 500만 대, 냉장고 400만 대, 식기세척기 500만 대, 컴퓨터 500만 대, 휴대전화 수백만 대가 매년 폐기되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폐기물에서 나오는 납.수은.카드뮴 등 독성 물질들이 환경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재앙의 또 다른 요인은 노후화한 석유화학 공장들이다. 경쟁력이 떨어져 노후 시설을 풀가동하는 사례가 많다. 신규 투자자금이 많지 않아 사고예방 설비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 최근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린(吉林).충칭(重慶) 화학공장이 그런 사례다. 환경보호총국 주광야오(祝光耀) 부국장은 "인력.에너지.공업용수를 많이 쓰는 저효율의 경제성장 방식이 변하지 않는 한 가까운 장래에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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