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호가 8·31 이전 수준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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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재건축사업 때 물리는 기반시설부담금 등의 규제가 당초보다 완화된 데다 일부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경우 8.31 부동산대책 발표 이전 시세를 회복한 곳이 많다. 하지만 거래는 뜸한 편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부동산정보협회 조사에 따르면 25일 현재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1.7% 올랐다. 주간 상승률로는 6월 마지막 주(2.37%)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강동구 고덕동 주공 1단지 13평형은 이번 주에만 3000만원 이상 올라 5억200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 8월 말(4억4000만원)은 물론 상반기 최고치였던 6월 중순 (4억8000만원)보다 높다. 이 아파트 15평형은 7억원으로 역시 최고가격(6월 중순.6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실로암공인 양원규 사장은 "23일 고덕지구에서 처음으로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확정되면서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호가가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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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둔촌동 주공 4단지 34평형도 7억4000만~7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8.31 대책 발표 이전(7억3000만원)보다 1000만~2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종합공인 유성진 사장은 "9월 말 바닥권에 비해선 1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하지만 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본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물건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13평형은 5억3000만원으로 8.31 대책 발표 직전보다 5000만원 높게 호가가 형성돼 있다.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여야 간 논란을 빚고 있는 8.31 대책 관련 법안이 당초보다 완화돼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 5단지 34평형, 서초구 반포동 주공 1단지 22평형 역시 8.31 대책 발표 이전보다 3000만~7000만원 뛰었다.

수도권 재건축단지도 덩달아 강세다. 광명시 하안동 주공 본저층 1, 2단지는 평형별로 일주일 새 200만~1000만원 올랐다.

D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올랐다는 소식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렸지만 거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조주현 원장은 "8.31 대책 관련 법안이 본격 시행되는 내년 집값이 2차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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