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훔쳐보다 객실에 불지르려 한 30대 구속

중앙일보

입력

남녀 커플이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려고 모텔 창문을 엿보다 안에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홧김에 모텔 객실에 불을 지르려 한 30대가 구속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모텔 객실을 훔쳐보다가 객실 안에 담배꽁초를 던져 불을 지르려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로 이모(31)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 말 새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모텔을 찾았다. 그는 모텔에 투숙하는 대신 외부에 설치된 계단을 통해 모텔 창문으로 다가갔다. 주택을 개조한 이 모텔은 계단이 객실 창문 바로 바깥의 난간과 연결돼 있었다고 한다. 이씨는 투숙한 커플의 성관계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하며 난간에서 30여분간 기다렸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화가 난 이씨는 피우던 담배를 창문으로 던져 객실에 불을 지르려 했다.

담배꽁초는 객실 침대 이불에 떨어졌지만, 연기에 놀라 잠에서 깬 커플이 화장실에서 떠 온 물로 재빨리 꺼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모텔 주인은 112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이씨를 5개월 만에 붙잡았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성행위를 할 사정이 못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라도 보려고 했다”며 “그런데 커플이 그냥 잠을 자 버려서 순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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