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취업률 80% 비결은 기업 맞춤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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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박연우
한국무역협회 기업경쟁력실장

청년실업은 장기 저성장, 투자부진 등 구조적 요인이 크지만 당사자들의 총의와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과제이다. 고학력자에 보다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산업의 고도화, 고용친화형 인력양성체계로의 개편 등은 단시일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 교육기관과 산업현장 간의 원활한 소통과 진지한 대안 모색을 통하여 실업해결의 묘책을 찾아 나가는 건 어떨까.

 한국무역협회는 2001년부터 대졸 미취업자를 뽑아 IT와 일본어를 1년 정도 가르쳐 취업시키고 있다. ‘SC(Smart Cloud)마스터과정’이 그것으로 누계 취업률이 98%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뜻밖에 간단하다. 기업을 수시로 찾아가 인력수급과 기업에서 선호하는 기술을 파악하고 이를 커리큘럼에 즉각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취업률이 40%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4년 연속 80%대의 취업실적을 올리고 있는 대학도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산업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하여 바로 실무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기술인력 양성의 메카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10년 이상 현장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를 교수로 초빙하고 교수가 기업과 학생을 연결하는 기업전담제를 실시하는 등 현장중심의 교육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영진전문대학 역시 삼성·LG 등 유수 기업을 고객으로 삼아 기업 맞춤형 주문식 교육으로 기업과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청년실업에 대한 원인과 해법이 백가쟁명식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하여야 할 사회공통의 현안인 까닭으로 나름의 진단과 대안들이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독일·스위스의 직업교육이 청년 고용률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것처럼 제대로 된 직업교육은 얼마든지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교육기관이 산업현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기업체가 원하는 인재를 배출한다면 현재의 구인난 속 구직난의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다.

박연우 한국무역협회 기업경쟁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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