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해트트릭 한 방이면…'차붐 대기록' 3골 남았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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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골 [사진 레버쿠젠 홈피]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손흥민(23)이 15·16호 골을 연달아 넣으며 화제다.

손흥민은 9일(한국시간) 벤틀러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파더보른 원정에서 두 골을 작렬하며 3-0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수비수 파파도 풀로스의 선제골을 넣으며 레버쿠젠은 파더보른에 완승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만 10골을 넣으며 세 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에도 성공했다. 그는 전설의 '차붐' 차범근의 시즌 최다골 기록(19골)에 3골 차로 다가서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더 입증했다.

레버쿠젠의 로저 슈미트 감독은 초반 4-4-2 전술이라는 파격적인 선발 포진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최전방에 섰던 선수는 슈테판 키슬링과 드르미치였다. 손흥민은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오른쪽에는 벨라라비가 나왔다.

전반 초반 레버쿠젠은 파더보른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손흥민도 왼쪽에만 머무르지 않고 좌우를 오가며 활로를 뚫어보려 했지만 파더보른의 수비가 만만치 않았다. 경기를 어렵게 풀 수밖에 없었던 레버쿠젠에 비해 파더보른은 역습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 손흥민에게 악재가 호재로 다가오며 운이 따랐고, 다시 한번 역사를 새롭게 썼다. 레버쿠젠은 후반 10분 수비수 스파이치가 부상으로 파파도풀로스와 교체됐다. 한동안 해법을 쉽게 찾지 못한 레버쿠젠은 4-4-2 전형을 포기했고 드르미치가 빠진 후 율리안 브란트를 투입했다.

4-2-3-1로 전형을 바꾼 레버쿠젠은 다시 키슬링 원톱 체제를 유지했다. 그리고 이 변화가 적중하며 후반 28분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카스트로가 허리 진영에서 잡은 프리킥 기회를 날카롭게 감아 골문 앞으로 붙였다. 이를 파파도풀로스가 공격에 가담해 머리로 넣으며 1-0, 레버쿠젠의 선제골. 이 골로 오른쪽에 배치된 손흥민도 살아났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절묘한 패스로 키슬링의 슛을 도왔다. 슛이 상대 골키퍼 얼굴에 맞으며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이날 경기 내내 헌신하던 손흥민은 1-0으로 앞서자 공격적으로 올라갔다. 4-3-3 전형의 오른쪽 날개로 자리를 빠군 손흥민은 후반 39분 올 시즌 리그 9호골이자 시즌 통산 15호골을 뽑았다. 교체로 들어온 브란트의 긴패스를 카스트로가 중앙에 들어오는 손흥민에게 머리로 내줬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활짝 웃었다. 올 시즌 통산 32경기(컵대회 포함) 15번째 득점이었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아크 왼쪽으로 굴절돼 나온 공을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차 세 번째 골까지 꽂았다. 리그 10호골, 시즌 16호골까지 터트린 손흥민은 팀내 득점 선두로 뛰어 올랐다. 리그에서는 도르트문트의 아우바메앙과 함께 득점 공동 7위가 됐다.

전설로 꼽히는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지난 1985-1986시즌에 레버쿠젠에서 19골(38경기)을 기록하며 두 경기에 한 골을 넣는 득점 페이스를 보였다. 이것은 현재까지 한국인이 유럽 빅리그에서 한 시즌 동안 기록한 최다골 기록이다.

이 역시 38경기에서 19골을 넣었던 차범근의 기록과 닮았다. 차범근 전 감독은 "손흥민이 내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리그만 10경기를 남겨 놓은 손흥민의 지금 페이스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기록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손흥민 골' [사진 레버쿠젠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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