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같은 날 미국서 돌아온 두 스타 ‘방성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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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서재응이 휴식과 결혼을 위해 22일 입국했다. [영종도=연합뉴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못 뛸수도"
몸 상태 안좋아 … 트레이드설, 사실과 달라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한해를 보낸 서재응(뉴욕 메츠.사진)이 22일 오전 5시30분 입국했다. 부인 이주현씨, 딸 혜린양과 함께 입국한 서재응은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WBC 부분에서는 심각한 얼굴이 됐다.

"마이너리그까지 합하면 올 시즌에 210이닝 이상을 던졌다. 이렇게 많이 던진 적이 없다. 몸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던지면 팀(메츠)에도, 나라에도 누가 된다.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몸 상태를 봐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WBC에 출전하게 된다면 보직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재응은 올 시즌 전반기에 뛰어난 피칭을 했지만 세 경기 만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뒤 8월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그리고 8월에만 4승, 평균자책점(방어율) 1.78을 기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8월 7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전이다. 복귀 후 첫 등판이었는데, 팀의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당시 컵스의 선발은 그레그 매덕스였다. 서재응은 이날 8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7월에는 딸 혜린이가 태어났다. 서재응은 "다들 복덩이라고 한다. 혜린이가 태어난 뒤 빅리그에 복귀하고 연승을 달렸다. 곧(12월 25일) 결혼식도 올린다. 모든 축복이 나에게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레이드설에 대해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다른 팀에서 나를 탐낸다는 얘기 아닌가.

그러나 시즌이 끝나고 오마르 미나야 단장이 '안 보내겠다'고 나에게 직접 말했다. 대형 트레이드가 아니면 팀을 옮기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 유니폼을 입은 방성윤이 귀국하자마자 훈련에 합류, 드리블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짐 싸 온거 아니다"
SK서 이번 시즌 뛴 뒤 내년 NBA 재도전

서재응이 입국한 지 30분 뒤 프로농구 SK로 팀을 옮긴 방성윤이 입국했다.

방성윤의 첫 대답은 "다음 시즌에도 미국프로농구(NBA)에 도전할 것"이었다. 본인은 "완전히 짐을 싼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내가 속해 있던 NBDL 로어노크 대즐의 켄트 데이비슨 감독이 '다시 돌아올 텐데 아쉬움 없이 뛰고 오라'고 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SK에서 NBA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기분이다. (국내에서) 몇 시즌을 뛰겠다는 약속은 없었다. 이번 시즌 뛴 뒤 NBA에 다시 도전하겠다."

방성윤은 "(조)상현이 형은 연세대 선배이자 훌륭한 선수다. 그와 트레이드됐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뛰겠다. 김태환 감독님이 중앙대 시절 휘문고에 다니던 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를 높이 평가해 주는 지도자를 만나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팀 플레이에 주력할 것이다. 가드든 포워드든 감독이 원하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나는 기본적으로 팀에 맞추는 선수"라고 말했다.

방성윤은 "NBDL 경험을 통해 흑인 선수들과 부딪쳐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국내 외국인 선수와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선수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방성윤은 휴식 없이 곧바로 이날 오후에 경기도 용인의 SK 체육관으로 가 훈련에 합류했다. 김태환 감독과 반갑게 손을 잡은 방성윤은 SK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간단한 드리블로 몸을 풀었다.

영종도=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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