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상경 시위 고속도 원천봉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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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한농연)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8개 농민단체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청소년광장에서 농민 4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쌀협상 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경찰은 전국 곳곳에서 집회에 참석하려는 농민들의 상경을 막는 등 원천봉쇄에 나서 당초 3만~5만 명으로 예상됐던 행사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피와 땀을 흘리며 농토를 일궈 왔는데도 이제 농민에게 남은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와 절망적인 현실뿐"이라며 국회의 쌀협상 비준동의안 처리 방침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국회의 쌀협상 비준동의안 처리를 결사 반대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근본적인 농업 회생책을 제시하고 쌀 대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국회 앞 국민은행에 이르는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회 진출을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경찰은 폭력시위를 우려해 이날 집회를 불허하고 주요 고속도로 나들목과 검문소 등에서 집회 참가자들의 서울 진입을 막았지만 행사장 진입 자체를 통제하지는 않았다.

경찰의 검문검색으로 서울로 들어오는 경부고속도로 일부 구간 등에서 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경찰은 서초 나들목과 강일 나들목.난지검문소 등 상설 검문소 10개소 외에 임시 검문소 61개소를 설치하고 병력 30개 중대를 배치해 집회 참가를 막았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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