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여성사』펴낸 김안나 수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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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꼭 한번 쓰고 싶었던 책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순교사를 통해 한국여성의 강인한 정신력을 내보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한국천주교 여성사』를 저술한 안나 김옥희수녀(46)는『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분야를 발굴, 뼈대를 세울 수 있게돼 기쁘다』고 말한다.
통사체로 된 이책은 모두3권. I·Ⅱ권은 순교사편으로 초창기인 1780년에서 대원군 박해가 있었던 1868년까지를 다루었고 Ⅲ권은 근대편으로 대원군박해 이후 6·25사변때 까지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중 I·Ⅱ권은 작년말 출간됐고 Ⅲ권은 현재 집필중으로 금년 3월까지는 마무리지을 예정.
김수녀가 본격작업에 착수한 것은 지난 80년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로부터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저술을 요청 받으면서 부터.
3년간의 자료수집을 거쳐 작년 6월부터 문을 걸어 잠그고 들어앉아 밤낮으로 집필, 2권을 지난해 11월 탈고했다.
『자료를 구하기 어려웠던 것이 가장 큰 고충이었어요. 천주교여성사에 대한 단 1편의 논문도 없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망망대해에 혼자 버려진 느낌마저 들었으니까요.』 그러나 여성순교자가 많으므로 반드시 생활역사가 있으리라는 학자적 확신과 성모에 대한 깊은 신앙이 당초의 l권을 3권으로 불리는 방대한 저술작업으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
『올겨울 지독한 감기가 동료수녀들에게 입원세례를 안겨주었음에도 자신은 시간이 없어 앓을 겨를이 없었다』며 웃는 그는『민족사 안에 하나의 역사로서 천주교회사를 부각시키고 싶은 것이 수녀가 된 이래 25년간의 꿈』이라며 앞으로 한국천주교사를 쓰겠다고 각오를 보인다.
김수녀는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사학박사를 획득했으며 현재 수원대학 사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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