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행실도』새로 출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조선초 확립되어 오랫동안 한국인을 가르치고 지배해온 윤리 도덕의 규범이었던 오륜행실도가 숭예원(이사장 이길녀)에 의해 오는 1월중 새로 출판된다.
단원 김홍도가 그린것으로 알려진 흑백 동판화의 그림을 곁들인 중국의 이름난 효자였던 민손의 이야기. 신라화랑 비영자의 충에 관한 이야기, 열녀 도미의 처이야기등은 그 소박한 교훈으로 하여 오히려 재미있다.
그러나 이제는 상당부분이 잊혀져가고 청소년들에게는 더욱이나 낯선 것이 오륜행실도. 산업화등에 따른 한국사회의 물질만능주의·쾌락주의의 범람등은 종래의 청소년 도덕교육을 뿌리째 뒤흔들어 놓은 것이 오늘의 현실. 따라서 우리 전통 문화속에 담겨있는 도덕적 가치들을 되찾아 새로운 상황에 적응시키기 위해 한국인의 대표적인 전통 윤리규범이고 접근하기 쉬운 고전 오륜행실도를 간행키로 했다고 이훈석원장은 얘기한다.
정조때 완성된 오륜행실도는 그시작이 세종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종때 백성을 가르치기위해 정립한 임금과 신하, 부모, 부자관계의 행동규범을 삼강행실도로 만들었다. 중종연간에는 다시 친구, 장유관계를 정립, 이륜행실도를 간행. 이 두책을 종합, 보완한 것이 오륜행실도다.
그 뿌리는 물론 중국 유교의 삼강오륜인데 한국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번에 간행되는 것은 수원 용주사소장의 동판그림을 그대로 사용하되 내용은 발췌하여 올바른 주석을 붙인다.
유승국(한국정신문화원장), 유진오·이숭령·이희승·강주진(전국회도서관장), 안병주(성대 유교대학장), 김충렬(고대교수·철학), 이성애(이대교수·중문학), 정양완(성신여대 교수국문학), 차주경(서울대교수·중문학)씨등이 집필.
『오륜행실도에 나타난 충·효·제·의등의 내용들은 결코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있듯 경직되고 일방적인 회생을 강요하는 윤리규범이 아니였습니다. 그 본뜻을 현대적으로 재음미, 훌륭했던 점을 오늘에 되살려보자는 것』이라고 이원장은 강조한다.
오륜행실도 부록으로는 정조때 간행된 『부모은중경』이 번역 출판된다. 이는 정조가 불우하게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넋을 기려 중국에서 전하는 내용을 수록한 10가지 부모은덕을 담은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