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식수도 만들어 중동 맞춤형 원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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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해외 수출 길이 열린 스마트(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원자로는 국내 기술로 완성된 독자 모델이다. 그런 덕분에 외국에 수출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1기당 건설비용이 3조원이 넘는 대형 원전을 짓기엔 경제력이 약한 나라나 국토가 넓어 송전망을 구축하는 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에 적합한 모델이다. 스마트 원자로는 전체 생산 에너지의 10%를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데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원자로가 내는 열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기를 뺀 뒤 수증기를 식혀 깨끗한 물을 얻는 방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스마트 원자로 1기를 건설하면 인구 10만 명 규모의 도시에 전기 9만㎾와 하루 4만t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원자로는 1997년 중동 등 물 부족 국가 수출을 목표로 개발이 시작됐다. 2012년 정부로부터 중소형 원전 가운데 세계 최초로 설계인가도 받았다. 미국 에너지부 는 세계 중소형 원전의 수요를 2050년까지 최대 500~1000여 기로 예상했다. 한양대 김경민(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과 관련해 “세계 원전 시장의 ‘블루오션’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한별 기자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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