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희망대로 못 사주자 수매다툼|일반미 값 떨어져 더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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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에서 사들이는 쌀 수매량은 적은데 농민들은 제각기 많이 사달라고 요구하고있어 누구것을 사주느냐는 문제를 놓고 농촌에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는 금년 추곡수매량을 총8백만 섬, 연내 7백만 섬으로 잡아 쌀을 사들이고 있는데 20일까지의 실적이 6백71만9천 섬, 금년목표의 96%에 이르렀다.
대여 및 교환양곡을 되돌려 받은 것까지 합치면 7백13만3천 섬으로 수매 및 상환계획의 89%로서 작년84%보다 높다.
올해 수매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금년의 쌀 풍작에 비해서는 수매량이 적기 때문이다.
부족한 수매량을 할당하느라고 정부에서는 과거 5년간의 수매실적, 신품종 다수확계 벼를 심은 면적 등을 참작할 뿐 아니라 부락단위에서는 유지들로 구성된 영농회가 농가별 수매
량과 순서를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있으나 농민의 대부분이 지어놓은 쌀을 정부가 웬만큼 사주지 못하는데 제일 큰 불만을 갖고있는 실정이다.
특히 산지쌀값은 일반미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부수매가 (80kg가마 당 2등품 기준 5만5천9백70원)이하로 떨어져있어 정부수매에 대한 의존이 더 커진 것으로 농수산부 관계자는 분석 하고있다.
더구나 수매자금은 정부가 금고에 쌓아놓고 있다가 푸는게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농민에게 꾸어준 영농자금을 되돌려 받아 수매대금으로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쌀을 먼
저 내다 팔아야하고 기왕 팔려면 좋은 값이 확보된 정부수매에 매달리는 현실이다.
올해 수매에 있어서 등급판정은 작년과 비슷해 1등 71·5%, 2등 27%로서 수매소요자금 8천4백62억원 중 7천1억2천 만원이 농촌에 풀려 나갔다.
한편 수매량 만큼 다시 정부양곡재고가 늘어 현재 쌀만도 1천6백98만 섬이나 되어 잡곡 3백34만 섬까지 합치면 올해는 작년의 1천7백75만 섬보다 훨씬 많은 2천 만섬 이상이 내년도로 넘어가게 됐다.
이 때문에 농수산부는 조작비·이자 등 엄청난 재고 비용과 부족한·참고사정 등으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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