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부산APEC] 각국 정상 "우리에게 투자해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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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APEC 2005 CEO 서밋'에 참석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지식산업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 회의(CEO 서밋)가 17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부산 롯데호텔에서 개막됐다. 매년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CEO 서밋은 아태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인들이 모여 역내 및 세계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이번 주제는 '기업가정신과 번영-아태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십 구축'이다. 사상 최대 규모인 800여 명의 기업인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는 9명의 각국 정상이 기조연설을 한다. 17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4명의 정상이 기업인들 앞에 섰다. 연설의 주제는 달랐지만 자국이 투자 적격지임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비즈니스 외교'를 펼친 점에는 차이가 없었다. 18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역내 기업인들이 서명한 반부패 선언문이 발표된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주제 : 중국경제가 아·태지역에 미치는 영향) =중국은 어떻게 하면 자체 발전을 통해 지역과 세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발전은 세계 각국에 더 많은 투자 기회와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은 누구를 방해하거나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공동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린 사고와 상호신뢰를 통한 무역확대,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 국가간 단결과 협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큰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개발도상국이고 갈 길이 멀다. 중국은 진심으로 각국의 기업들이 중국에 와서 발전하길 바라고 있다. 여기 있는 기업인들이 중국 기업과 협력해 지역과 세계 경제의 발전을 위해 공헌해 주길 기대한다.

◆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주제 : 정보통신과 지식기반 경제)=유비쿼터스 기술이 사람과 조직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정보통신과 지식기반 사회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위험 감수 정신을 고양하고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정부는 근로자들이 적절한 지식과 기술을 갖춤으로써 가치를 창조하도록 해야 한다. 규제 당국자들은 정보통신을 활용해 행정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싱가포르는 앞으로 5년간 연구개발 투자를 국내총생산의 3% 수준으로 높일 것이다.

한국은 정보통신과 줄기세포 연구에서 앞서 나가는 나라다. TV 드라마 대장금으로 대표되는 한류 문화도 잘 알고 있다.

◆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주제 : 균형적 경제발전을 위한 협력)=페루의 빈곤을 퇴출하는 게 나의 가장 큰 목표다. 이를 위해 자본 유치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보건과 교육의 질을 높이고 싶다.

APEC 기업인들이 페루에 많은 투자를 하길 기대한다. 자본 투자야말로 경제성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빈곤 퇴치의 핵심이고 빈곤계층은 이를 통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기업활동은 민간의 몫이다.

페루 정부는 외국 기업의 전략적인 파트너가 돼 민간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에 대한 민간 침투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페루가 투자 적격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주제 :자연재해와 지구적 책임)=우리에게는 테러라는 위협 외에 자연재해라는 새로운 적이 나타났다.

지난해 말 수마트라 근처에서 일어난 쓰나미로 인도네시아는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다음달 쓰나미 1주년을 맞는다. 쓰나미 때 국제사회가 지원해 준 데 다시 한번 감사한다.

올해는 다른 적인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나타났다. AI가 확산되면 수백만, 수천만 명의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고 세계 경제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국제사회는 이런 종류의 재해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AI 백신 개발에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특별취재단 : 강영진(단장), 안성규,최원기,홍병기,최상연,이현상,권혁주,김원배,서승욱,박현영,정강현,변선구,김태성 기자

부산 주재 = 강진권,김관종,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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