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육사출신 총장시대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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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호용대장이 16일 제25대 육군참모총장에 취임함으로써 육군의 최고책임자는 정규 4년제 육군사관학교출신인 시대가 열렸다.
육군참모 총장-. 이자리는 모든 군인이 동경하는「꿈의 직책」이다.
육군참모총장은 현역 육군장교중에서 최고의 서열을 가진다.
80년l2월4일 개정된 현재의 군인사법(19초4항)에는 육군참모총장은 그직에서 해면 되거나 그 임기가 끝난 후 합참의장으로 전직되지 않는 한 전역되는 자리로 규정해 놓고있다. 말하자면 직업군인의 정상이며「마지막 영광의 자리」인 셈이다.
건군이래 수많은 별들이 탄생했고 사성장군도 수십명이나 배출됐지만 참모총장이 된 사람은16일 25대 육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한 정호용대장등 총22명뿐이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5 16직후 장도영 육군참모총장은 한때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내각수반 국방부장관직도 겸임하고 있었다. 장총장은 혁명주체들에게 「겹치기 감투」를 이양할 때 끝까지 육군참모총장자리는 물러 날수 없다고 버텼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참모총장이 지니는 법률상의 권한은 군에 대한 「지휘 감독권」으로 돼있지만 워낙 방대하고 막강한 군대조직 때문에 총지휘자로서의 역할은 군사면에서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비중이 엄청난 자리인 것이다.
역대 참모총장이 모두 대장은 아니었다.
별2개 (소장)를 달고 총장을 지낸 사람도 있고 중장으로 총장을 지낸 경우도 있다.
건군초기 2대와 4대 총장을 지낸 고채병덕장군과3대총장 고신태영장군, 정일권장군등 3명은 소장으로 총장을 지냈고 7대백선엽, 11대 송요지, 12대 최영희, 13대 최경록, 14대 장도영총장등은 중장으로 총장직에 올랐다.
정일권총창은 5대와 8대 두번씩 총장을 역임했는데 8대 때는 대장으로 승진했었다. 이같이 건군초기에는 총장을 한번 지내고도 다시 총장을 지낸 경우도 간혹 있었다.
현행법상에는 육군참모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돼있으나 전시·사변·또는 국방상 필요할 때는1년 이내의 기간에 한해 임기를 연장할 수 있게돼 있다.
역대총장중 가장 짧게 총장직을 맡은 장군은 장도영장군과 최영희장군으로 4개월 간이었고 고채병덕장군은 2대 때 5개월, 4대 때 3개월 등 통산 8개월 동안 재임했으며 이경준 신태영·최경록·정승화장군 등도 1년을 채우지 못했다.
2년 이상 총장자리를 지킨 장군은 정일권 (8대 때2년4개월) 김계원(3년) 서종길(2년10개월) 여재현(2년9개월) 장군등이고 23대 이희성대장과 15대 김종오대장은 꼭 2년동안 재임했다. 가장 오랜기간 총장직에 있었던 사람은 이세호대장으로 3년11개월.
황영시대장으로 부터 지휘봉을 이양받은 정호용대장은 6·25전쟁 중에 진해에서 개교한(52년1월20일) 4년제 정규육군사관학교 첫 졸업생. 이른바 육사 11기생이다.
육사 11기생은 피난지에서 정규교육을 받다가 휴전 다음해인 54년6월 태능으로 옮겨 현재의 육군사관학교에서 나머지 교육을 끝내고 55년10월4일 1백56명이 소위로 임관했다.
11기생들이 육사를 졸업할 무렵 학위를 수여할 법적 근거가 없어 커다란 문제가 됐었는데 당시 교장이던 장창국장군등 학교관계자들이 문교부와 국회를 설득, 졸업을 3일 앞둔 10월1일「사관학교 설치법」이 국회를 통과해 처음으로 11기생들은 이학사학위를 받고 졸업했었다.
11기생은 총 1백56명으로 사성장군을 5명이나 배출했고 정총장을 비롯해 이기백합참의장,이상묵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3명이 현역대장으로 요직을 맡고있다.<김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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