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CoverStory] 안철수도 아드보카트도 메모광 메모쟁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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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만 해도 지독한 '메모광'이었다. 30여 년 동안 자문역을 맡아 이 회장을 곁에서 지켜봤던 성균관대 이창우 명예교수에 따르면 그는 메모장을 빼곡하게 채워가며 세세한 일까지 모두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훌륭한 습관은 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게까지 대물림됐다.

안철수연구소를 세워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의 역사를 써내려간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그도 메모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이 탄탄대로를 걷던 시절에도 그는 각종 메모로 가득한 가방을 묵묵하게 메고 다녔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 이 가방은 무게가 자그마치 10㎏에 육박했다고 한다.

지금은 다소 '외풍'을 맞고 있지만, '현대신화'의 주역이었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도 메모하는 데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이다. 역시나 꼼꼼하기로 유명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혀를 내둘렀을 정도. 최근까지도 메모지와 함께 아예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기록'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재개뿐이 아니다. 세계 유수의 축구팀을 거쳐 현재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 그도 꼼꼼하기 이를 데 없는 '메모쟁이'라는 게 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른 팀의 경기를 보면서도 늘 무언가를 메모하고, 경기 전에는 선수들에게 각자의 임무를 담은 메모를 나눠줄 정도라고 한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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