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천부적 감성에 완벽한 테크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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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세대가 「요요·마」를 소유할수 있었다는것은 큰 행복이다. 흔히 쓰는 말로 혜성과 같이 나타났다고 하는것은 바로 「요요·마」를 비유하는 말로 여겨질 정도로 구미에서의 그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생각할때 「요요·마」를 능가하는 첼리스트를 나는 지적하기 어렵다. 일전에 AFKN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은 누구나 경이적인 그의 연주에 감탄했을것이다.
난곡으로 알려진 「엘가」의 협주곡을 너무도 무난히 정복하는 「요요·마」를 목격했던 것이다. 12일(세종문화회관 대강당·「브람스」탄생1백50주년기념연주회)에 연주된 김영욱과의 「브람슨」의 『2중협주곡』은 음악은 역시 시련을 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것을 실감케 해주었다.
「요요·마」의 연주는 청중을 흥분시키기에 앞서 충분히 납득시키는 설득력이 있다. 1악장 맨처음에 카덴자가 왜 이 자리에 었어야하는지를 납득시켜준다.
그리고 모든 음역이 동질외 음색으로 울려주는것은 제2악장을 더없이 아름답게 만든다. 특히 왼손의 메커니즘은 아연할정도다. 완성된 테크닉에다 천부적인 감성은 그의 소리가 곧 그의 언어임을 말해준다. 소리가 안나오는 부분에서도 그는 똑같은 태도로 음악을 하고있는 것이었다.
이 곡이 「브람스」 이기에 앞서 그는 바로 자신의 음악임을 강조한다. 역시 뛰어난 기량의 김영욱과의 호흡도 일치했고, 시향의 협연도 직전의 『고향곡 제1번』에서 와 같은 흐트러진 앙상블에서 일전하여 두터운 현의 움직임과 목관의 대화가 전혀 다른 오키스트러처럼죄어진 연주로 뒷받침해 주었다.
올해「브람스」탄생 1백50주년을 맞아 뒤늦게나마 우리나라에서도 전연주곡목을 「브람스」곡으로 꾸며 기념공연을 가진것은 뜻깊은 일이었다.
이날의 연주순서는 예정을 바꾸어 『2중협주고』을 마지막에 배치했다. 「요요·마」를 대접하기 위한 배려로 생각되는데, 이것은 오히려 효과적이었다.
「요요·마」를 들은 다음에 무슨 인내력으로 이 길고 긴교향곡을 엉성한 연주로 들을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이날 중간 휴식시간에는 많은 청중이 로비에 나가있었고, 이들은 다음에 있을 「요요·마」의 연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차있었을것이었다.
예비종이 울리자 모두 바쁜 걸음으로 연주장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때 중앙출입문 앞에 있던 여성안내원은 넘치게 들어가는 사람들을 떨치면서 2개의 문중 하나를 억지로 닫아거는것이었다.
연주자와 청중이 함께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주하고 들을수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것이 연주장을 관리하는 사람의 사명이 아닐까. <서울음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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