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금에 9∼10%부리검토|한은, 시은적자보전위해 공금리수준 상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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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반이 스스로 은행에 맡기는 예금에는 연8%의 금리를 주면서 각은행이 한은에 의무적으로 맡겨놓은 예치금에는 이보다 높은 연9∼10%의 금리를 붙여주는 이섭이 벌어지게 됐다. 올해에도 한은은 적자투성이인 각은항들을 돌봐주기 위해 각은행의 지불준비예치금에 이자를 붙여주는 이른바 「지준부리」를 해주게 생겼는데 올해 지준부리율은 사상처음으로 공금리수준을 넘는 연9∼10%선이 될것으로 알려졌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이같은 묘한 금리체계가 생긴 것은 한마디로 저금리와 대형금융사고로 인한 일부 시은의 심각한 수지악화를 한국은행이 돌봐줘야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로 연한 역마진은 올해에도 일부 시은의 수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 2개 시은은 올해 적어도 3억∼5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한데 공금리수준 이상의 지준부리를 안해줄 경우 적자시은의 납입자본수익률은 5%가 채 안돼 증시에서 2부종목으로 떨어지고 말기 때문에 대외적인 체면유지를 위해 지준부리율을 年9∼10%선에서 결정키로 한것이다.
연9∼10%의 지준부리를 해줄경우 한은이「생돈」을 찍어 각은행에 거저 주는 돈은 모두 6백70억∼7백20억원 규모에 이르는데 한은은 이밖에도 가장 역마진의 타격이 큰 각은항의 재형저축예금에 대해서는 올해 모두 3백30억원 규모의 이차 보전을 해줄 계획이어서 결국 한은이 올해 각은행의 체면 유지비조로 주는 돈은 모두 1천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금년엔 한국은행도 약 1천5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있어 시중은행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주는돈 1천억원은 모두 통화증발 요인이 된다.
돈을 찍어서 은행들을 도와주는 셈이다.
그러나 말이 체면유지이지 시중 공금리 수준이상의 지준부리를 중앙은행이 서슴지 않는다는 것은 외국의 예가 없는 일로 결국 역금리가 또다른 역금리를 낳은 셈이다.
이 때문에 한은일부에서는 지준부리율의 최종결정을 놓고 공금리수준이상의 지준부리는 곤란하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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