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잃은 연극계|뮤직컬로 돌파구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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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송년을 맞이한 12월의 연극은 이례적으로 3편의 뮤지컬이 집중적으로 기획되어 관객동원과 연극적 「재미」라는 점에서 극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단 「민중극장」 은 창단20주년 기념공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3개극단의 합동공연인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중앙일보사후원)을, 극단 「민예」는 MBC와의 공동무대로 『놀보전』을,극단「떼아뜨르추」는 『환타스틱스』를 일제히 무대에 올린다.
최근 연극계는 공연법개정이후 급격히 늘어난 극단의 난립으로 「제대로된 연극」 을관객들에게 보여주지 못한것이 사실.그때문에 각종 공연은 벌어져도 「관객없는 무대」 가 되기 일쑤였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극단들이 돌파구를 찾은것이 뮤지컬무대다.
연극평론가 정진수교수(성대·영문과)는『연극에서 뮤지컬을 기획하면 자칫 노래와 춤에 치우쳐 연극적 재미가 덜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면서 『뮤지컬무대야말로 TV와 영화에 빼앗긴 관객을 되찾을수있는 형식』이라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연극무대에서의 뮤지컬은 노래를 잘하는 인기연예인이나 탤런트를 내세워 흥행위주에 그쳤거나 미리 녹음된 노래를 들려주는 「플레이백」 시스템을 이용, 관객과의 친밀한 거리감 조성은 지극히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번에 공연되는 3편의 뮤지컬은 직접 연기자들의 육성으로 기획되고 희곡적인 구성이 탄탄한 본격뮤지컬을 꾸미고있다는것이 특징.
극단 「민중」 과 「대중」 「광장」 의 합동무대인 『아가씨와건달들』 (16∼29일 하오4시·7시30분, 문예회관대극장) 은국내 초연작으로 82년 영국국립극장이 올리비에대극장무대에 올려 2년째 장기공연에 돌입한 희극으로 빠른 템포와 열정적인 춤·음악·무대장치가 뮤지컬의 진수를 더하고있다.
극단 「민예」 가 MBC와 꾸미는 창작뮤직컬 『놀보전』(18∼20일 하오4시·7시,문화체육관) 은 연기자40명과 남사당패· 악사등 80명이 꾸미는 대형무대로 전통적인 뮤직컬 형식인 마당놀이다.
또 삼일로 개관기념무대인극단 「떼아뜨르추」 의 뮤지컬『환타스틱스』 (15∼31일 하오3시30분· 7시, 삼일로극장)는 10대 청소년의 환상적인 사랑을 드러낸 낭만극으로 원작에 수록된 전곡을 그대로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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