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하구둑의 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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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금강하류 연안을 전천후 농토로 바꾸기 위한 대역사가 착공됨으로써 인근충남, 전북지역 주민들의 오랜 바람이 실현되게 되었다.
농업용수를 비롯한 각종 용수부족과 바닷물의 범람으로 해마다 물난리를 겪어온 이 지역 주민들은 대단위 종합개발을 오래도록 고대했고 농업진흥공사도 10여년 전부터 이 사업을 구상, 기본 조사와 타당성 조사는 물론 오래 전에 기공식까지 가진바 있었다.
예산과 인식부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사업이 다시 착공된 것은 비단 이지역 주민들만의 경사라기보다 광활한 농지의 전천후화가 실현될 경우 농업생산성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을 증심으로 한 금강, 만경, 동진강 하류연안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옥하고 광대한 평야지대로 오래전부터 수리사업이 진전되어 글 그대로 곡창지역으로 자타가 공인해 온 바다.
그러나 이런 기존 시설들이 이제는 대부분 노후화됨으로써 경지의 대규모화와 농업생산의 근대화를 감당하지 못해 용수부족은 심각한 상황에 와 있었다. 더우기 공업입지의 확대와 인구증가로 농외 용수까지도 부족하게 되었다. 이런 사정에 비추어 이 지역의 수자원 계통을 재정비하고 용수원을 개발하기 위한 대단위 개발사업의 필요성은 매우 절실하다.
이번에 착공된 금강 하구둑 공사는 91년까지 약6천억원이 투입될 금강I지구 대단의 농업 종합개발 사업의 1단계사업에 해당된다. 금강하구 1·8㎞를 가로막는 이 공사는 1억3천만t의 물을 담을 인공 담수호를 조성함으로써 충남서천·부여군을 비롯, 전북이리·전주시와 옥구·익산·김제등에 걸친 4만3천여㏊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인근 지역의 생활용수나 공업용수까지도 해결하게 된다.
더우기 이둑이 막아지면 해마다 하구에서 거슬러오는 바닷물의 범람을 막아 고해를 면할수 있게된다. 특히 이 공사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둑을 건설하면서 우리나라에는 처음으로 어도를 개설하는 점이다. 이는 어업자원을 개발하고 생태계를 보존한다는 매우 바람직한 개발방식이 아닐 수 없다. 하구에 둑을 세우거나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을 수행할 때 언제나 지나치기 쉬운 것은 개발목적에 치우쳐 자연의 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이다. 낙동강 하구둑에서도 이 같은 생태계 보존문제가 제기되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바 있었다.
금강지구 사업에서 투자효율을 극대화하려면 2단계 공사가 불가피하다. 하구둑이 완성되면 평야지대에 대한 본격 개발이 뒤따라야 개발사업의 체계가 완성된다.
정부계획은 1단계 공사가 끝날 87년께부터 2차사업을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지역 개발사업의 상호연관성으로 보아 2차 공사는 앞당길수록 좋을것이다.
증대된 이용가능 수자원을 활용하려면 양수장, 용수로개설, 배수시설, 경지정리등 온갖 부대사업이 속행돼야한다. 이들 연속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나 농업개발과 식량자급의 긴요성에 비추어 투자의 우선 순위를 충분히 주장할 수 있다.
농업생산성의 침체가 주로 농업개발투자의 부진에서 비롯되는 점을 인식한다면 재원조달의 문제는 2차적이다. 필요하다면 세계은행 차관이라도 끌어들여 이 거대한 사업이 기일안에 완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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