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노처녀 '지리산 맞선 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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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8일 오후 경남 하동군 청암면 지리산 삼신봉(해발 1천2백84m).

노총각 노처녀 20명이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경건한 자세로 명상에 잠겨있다.명상에서 깨어난 여성들이 산에 오르며 마음에 정해 두었던 남자를 택해 손목띠를 매어 주자(인도식 프로포즈 방법) 어색한 웃음들이 지리산에 넘쳐났다.

이날 행사는 산악인 성락건(成樂建·58)씨가 지리산 청학동에 낸 찻집 겸 문화공간 ‘다오실’(茶悟室) 개업기념으로 마련한 ‘지리산 노총각 맞선 보기’.

삼신봉은 옛부터 조상들이 간절한 소원이 있을 때 올라 제사를 올리던 곳으로 천왕봉·영신봉·촛대봉 등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참가자들은 청학동∼삼신봉 간 3㎞를 함께 오르며 천생배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댕기머리에 두건을 두른 지리산 노총각들의 나이는 37∼45세,여자들 역시 대부분 30대였다.신랑감은 서당 훈장,죽염공장 공장장,도요 주인 등으로 지리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신부감은 교사·공무원·서점주인 등 도시 여성들이다.

중학교 교사인 李모(34·여)씨는 “맞선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순박한 분들은 처음”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문턱에도 못가보고 순천·구례 등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한 서당훈장 오치종(41) 씨는 “결혼이 효의 근본인데 인연이 없어 아직까지 짝을 찾지 못했는데 기회가 온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도자기를 구우면서 서당훈장으로 일하는 한원학(43)씨는 자신이 직접 구운 돼지모양의 토기를 참석자들에게 선물했다.이들은 산행을 마친 뒤 다오실에 다시 모여 결혼관을 화두삼아 밤늦도록 이야기 꽃도 피웠다.

성낙건씨는 “시골의 순박한 남자들이 결혼을 제때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맞선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경남 하동군 청암면 지리산 삼신봉(해발 1천2백84m).

노총각 노처녀 20명이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경건한 자세로 명상에 잠겨있다.명상에서 깨어난 여성들이 산에 오르며 마음에 정해 두었던 남자를 택해 손목띠를 매어 주자(인도식 프로포즈 방법) 어색한 웃음들이 지리산에 넘쳐났다.

이날 행사는 산악인 성락건(成樂建·58)씨가 지리산 청학동에 낸 찻집 겸 문화공간 ‘다오실’(茶悟室) 개업기념으로 마련한 ‘지리산 노총각 맞선 보기’.

삼신봉은 옛부터 조상들이 간절한 소원이 있을 때 올라 제사를 올리던 곳으로 천왕봉·영신봉·촛대봉 등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참가자들은 청학동∼삼신봉 간 3㎞를 함께 오르며 천생배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댕기머리에 두건을 두른 지리산 노총각들의 나이는 37∼45세,여자들 역시 대부분 30대였다.신랑감은 서당 훈장,죽염공장 공장장,도요 주인 등으로 지리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신부감은 교사·공무원·서점주인 등 도시 여성들이다.

중학교 교사인 李모(34·여)씨는 “맞선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순박한 분들은 처음”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문턱에도 못가보고 순천·구례 등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한 서당훈장 오치종(41) 씨는 “결혼이 효의 근본인데 인연이 없어 아직까지 짝을 찾지 못했는데 기회가 온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도자기를 구우면서 서당훈장으로 일하는 한원학(43)씨는 자신이 직접 구운 돼지모양의 토기를 참석자들에게 선물했다.이들은 산행을 마친 뒤 다오실에 다시 모여 결혼관을 화두삼아 밤늦도록 이야기 꽃도 피웠다.

성낙건씨는 “시골의 순박한 남자들이 결혼을 제때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맞선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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