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많다고 승차거부시내버스 횡포심해|한홍종<서울동대문구용두2동187의5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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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른아침의 용산시외버스터미널부근은 그야말로 보통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날 하루를 살아기기 위해 이들은 허름한 옷, 주름진 얼굴에 시장에서 도매값으로 사온 채소류나 기타 여러가지 큼직한 보따리를 여러개 가지고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온 버스에 타려고 그 큰보따리를 힘겹게 머리에 이고 뛰어가면 안내양에게서 호된 야단을 듣고 결국 타지 못한다.
기어이 타려고 하는 이들과 어떻게든 실어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안내양의 모습, 안태우려고 위험스럽게 차의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운전사 모습에서 기이한 슬픔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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