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발레리노 퍼난도 뷔종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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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적인 남성 무용수(발레리노) 가운데 한 명인 퍼난도 뷔종이 10일(현지시간) 폐암으로 별세했다. 50세.

그는 옛 소련 출신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쌍벽을 이룬 발레리노로 불린다. 하지만 바리시니코프의 그늘에 가려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55년 3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쿠바 출신의 부모 사이에 태어난 그는 뉴욕 아메리칸발레스쿨에서 포드장학금을 받으며 발레를 익혔고 72년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에 입단했다.

73년 뉴요커지 무용평론가로부터 "미국 발레 사상 가장 뛰어난 남성 무용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74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발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이 시기 바리시니코프가 캐나다로 망명하면서 그의 금메달 수상은 빛이 바랬다. 수상을 계기로 뷔종은 ABT의 수석무용가가 됐지만 바리시니코프가 ABT에 들어오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깊어졌다. 결국 그는 85년 ABT를 떠나 북중미와 유럽.일본 등 33개국을 떠돌았다. 86년에는 백악관을 방문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앞에서 공연했으며, 모스크바에서 볼쇼이발레단과 공연한 첫 미국인이기도 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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