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투기 2대 서해 침범 공군 경고 방송 듣고 돌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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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한 전투기 두 대가 11일 오후 우리 작전 구역을 침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통과해 지나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황해북도 황주 공군기지를 이륙한 북한 전투기 두 대(미그-21기로 추정)가 서해 상공 쪽으로 직선 비행하면서 백령도 서쪽 78㎞ 상공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지났다. KADIZ를 벗어난 북한 전투기들은 원형을 그리며 남쪽으로 선회하다가 NLL 남쪽의 KADIZ 안쪽으로 침범했다. NLL 남쪽의 KADIZ는 공군 작전구역과 동일하다.

이때 긴급 투입된 공군 전투기가 요격 태세를 취하면서 북한 전투기에 무선으로 경고 방송했으며, 북한 전투기들은 오후 1시13분 백령도 서쪽 59㎞ 지점의 NLL 남쪽 상공을 통과해 북으로 돌아갔다. 북한 전투기가 NLL 남쪽 KADIZ에 들어와 NLL을 통과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2분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북한 전투기가 갑자기 남하하자 공군은 서해 상공에서 초계비행 중이던 F-5 및 KF-16 전투기 등 여섯 대의 임무를 전환해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북한 전투기는 우리 공군 전투기로부터 퇴각하라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들은 뒤 특별한 반응 없이 북한 상공으로 돌아갔다.

합참 관계자는 "평상시 훈련을 거의 하지 않던 북한 전투기가 NLL 상공으로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일단 통상적인 작전비행으로 추정되며 의도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북한 전투기가 우리 작전구역을 침범한 것은 2003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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