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 상한 음식 줬다"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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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이 아이들에게 상한 식재료로 만든 급식을 먹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울산경찰청은 24일 울산시 동구 전하동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불량 식재료로 만든 급식을 먹였다는 학부모들의 신고와 항의가 잇따라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 20여 명은 지난 20일 “원장이 3개월 전부터 상한 음식을 아이들에게 줬다”고 신고했다. 어린이집 조리 업무는 원장이 직접 맡았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에서 발견된 파·배추 등 식재료들이 시들어 있었고 시래기나 옥수수 등은 보관 상태가 엉망이었다”며 “실제 아이들이 ‘반찬에 하얀 먼지(곰팡이)가 있었다’거나 ‘된장국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설사 등 증세를 보인 아이가 4명이나 됐는데 상한 음식이 원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소 3개월 전부터 원장이 만 0~3세 사이 원생 30여 명에게 상한 음식재료를 사용해 점심과 간식 등을 먹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원장이 부모의 동의 없이 아이들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하고 학부모에게 거둔 특별활동비 사용 내역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당 어린이집 측은 “당시 보관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서 새로운 식재료로 다시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어린이집 교사들과 학부모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원장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며 “학부모들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구청도 해당 어린이집의 보조금 집행 사항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교사들에 대해서도 신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울산=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사진=지난해 10월 찍은 어린이집 반찬 사진 [학부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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