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기의 反 금병매] (5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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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서문경이 금련의 연분홍 치마와 속옷들을 다 벗겼지만 전족천만큼은 금련의 간곡한 부탁으로 벗길 수 없었다. 서문경이 그렇게 금련을 알몸으로 만드는 동안 서문경도 어느새 알몸이 되어 갔다. 서문경이 스스로 옷을 벗어나갔는지 금련이 중간중간 그의 옷을 벗겼는지 알 수가 없었다.

금련은 전족천을 그대로 발에 두르고 있어 좀 이상한 알몸이 되었으나, 젖가슴과 허리와 둔부가 터질 듯이 팽팽하였다. 그토록 탄력이 있는 여자의 몸은 서문경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하였다. 서문경은 행복에 겨워 금련의 붕긋한 두 젖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고 혓바닥으로 젖퉁이의 경사면을 핥아나갔다. 금련은 신음소리를 삼키려고 애쓰며 스르르 주저앉더니 그만 치마와 속옷들 위로 등을 대고 드러누웠다.

서문경은 지나치게 빨리 흥분이 되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으므로 일단 두 눈을 감고 지금 자신이 못생긴 추녀를 안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신없이 끓어오르던 피가 차츰 안정을 되찾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금련의 몸 감촉이 너무나 좋아 추녀상상법도 그 효과가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하였다.

서문경은 심호흡도 병행해 가며 금련의 몸 구석구석을 혀로 핥아나갔다. 금련은 참다 못해 신음을 간간이 흘리며 몸을 뒤틀다가 마침내 서문경의 남근 뿌리를 움켜쥐었다. 서문경의 그것은 금련의 애무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이미 출전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다.

서문경은 금련과의 첫 교합을 어떤 체위로 할 것인가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 서문경이 실제로 구사해 본 체위는 서른 가지 종류쯤 되었는데, 이번 경우는 용완전(龍宛轉)이라는 체위가 적합할 것 같았다.

서문경은 자신의 물건을 움켜쥐고 있는 금련의 손을 풀고는 금련의 두 다리를 왼손으로 서서히 밀어 발끝이 거의 젖가슴에 닿게 한 후, 오른손으로 자신의 옥경을 잡아 금련의 몸 속으로 집어넣었다. 금련의 옥문은 옥액으로 이미 흥건해 있었으나 그렇다고 느슨한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서문경은 한순간 금련의 몸이 좁고 긴 대롱으로 변한 듯이 여겨졌다. 그 대롱은 서문경의 몸 전체를 빨아들이려고 몸부림을 치는 듯하였다.

"아윽, 아윽, 아으윽. "

금련이 두 다리를 버둥거리며 요동을 치면서 괴이한 소리를 질러대었다. 서문경은 금련의 신음이 바깥으로 새어나가면 어쩌나 염려를 하다가도 왕노파가 찻집 문마저 단속을 하고 갔을 것이라 여겨져 적이 마음이 놓였다.

드디어 서문경의 온 몸이 금련의 대롱으로 다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서문경은 이제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은 하나도 남지 않은 것 같았다.

"후우. "

서문경이 길게 한숨을 쉬면서 금련의 몸에서 내려와 방바닥에 고꾸라지듯이 퍼져버렸다.

"할머니가 언제 올지 모르니 빨리 옷을 입으셔야죠. "

금련이 어느새 옷을 챙겨입으며 서문경을 재촉하였다. 서문경은 한잠 딱 잤으면 싶었으나 엉거주춤 일어나 옷을 주워입었다.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이 주섬주섬 옷을 입고 있는데 왕노파가 찻집으로 들어오더니 방문을 열었다.

"아니, 대낮에 두 사람이 왜 옷을 벗었다가 다시 입을까?"

왕노파가 짐짓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서문경은 다 알면서 새삼스럽게 묻느냐는 표정이었으나 금련은 당황해 하며 어쩔 줄을 몰랐다.

"두 사람이 나 없는 사이에 재미를 보셨구먼. 부인한테 내 옷을 좀 만들어달라고 했지, 외간남자랑 놀아나라고 하지는 않았을 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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