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나 기자의 주얼리 Talk Talk] 가드링과 다이아몬드링 평생 함께하는 부부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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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나 기자

“일생 동안 당신의 그녀는 이 반지를 100만번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Over a lifetime, she will look at her ring 1 million times).”

티파니가 2009년 4월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티파니 세팅 링 제품 광고 카피다.

서양에서는 신부가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프러포즈로 받은 다이아몬드링을, 결혼식에서 신랑과 나눠 낀 밴드링과 함께 착용하는 전통이 있다. [사진 티파니앤코]

서양에선 오래 전부터 ‘프러포즈는 다이아몬드링’ ‘웨딩은 밴드링’이란 전통이 있다. 남자는 다이아몬드가 센터스톤으로 세팅된 반지로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여성이 ‘좋아.(YES)’라고 화답하며 반지를 착용한 그 순간부터 이들의 약혼관계가 성립된다. 결혼식에선 신랑신부가 평생 부부의 연을 약속하며 함께 밴드링을 나눠 낀다. 신부는 이 순간부터 평생토록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프러포즈로 받은 다이아몬드링을, 결혼식에서 신랑과 나눠 낀 밴드링과 함께 착용한다. 밴드링은 다이아몬드 프러포즈링의 가드링으로 착용하면 다이아몬드를 보호하는 동시에 센터스톤의 광채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의 결혼 풍습도 변화하고 있다.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보석 종류별로 풀세트를 구비해 장롱 깊이 모셔두던 때는 지났다. 요즘 예비부부들은 다이아몬드링과 밴드링을 갖춰 구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랑의 모습은 한 가지가 아니다. 1만 명의 사람이 있으면 1만 가지 사랑이 존재한다. 정해진 형식은 없다. 어떤 날은 다이아몬드링만 껴도 되고 어떤 날은 가드링을 함께 착용해 새로운 연출을 할 수 있다. 서로에게 의미 있는 숫자나 알파벳을 반지에 새기는 ‘인그레이빙’으로 둘만의 웨딩 링을 만들기도 한다.

다이아몬드링은 더 이상 장롱 속 보석함 안에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그가 준 반지를 평생 동안 100만 번 바라볼 수 있도록, 장롱 속 반지를 꺼내 지금 껴보면 어떨까.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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