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러포즈의 완성 … 이 박스, 보기만 해도 설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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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학’의 저자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은 티파니 블루를 본 여성의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22% 상승한다고 말했다. 1906년 ‘뉴욕 선(The New York Sun)’지에는 이런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티파니에서는 거금을 줘도 구입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티파니 블루박스다. 블루박스의 철학은 티파니가 책임감을 가지고 판매한 물품 이외의 것을 블루박스에 담을 수 없도록 하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 최상의 디자인 그리고 품질에 대한 브랜드의 헌신을 담고 있다.”

티파니 블루는 티파니의 또다른 아이콘이다. 19세기부터 현재까지 티파니를 대표하고 있는 컬러다. ‘로빈즈 에그 블루(Robin’s Egg Blue)’ ‘포겟-미-낫 블루(Forget-me-not blue)’로도 불린다.

이 컬러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결혼을 앞둔 신부들 사이에서 크게 사랑받았던 터키석(Turquoise)에서 유래했다. 당시엔 신부가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터키석으로 만들어진 브로치를 선물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브로치는 신부를 잊지 말아 달라는 의미에서 사랑과 순결을 상징하는 비둘기 모양으로 만들었다.

티파니의 창시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여기에 착안했다. 웨딩 주얼리로서 티파니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기 위해 박스와 쇼핑백 등 티파니를 상징하는 모든 제작물에 티파니 블루 컬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티파니 블루는 곧 단순한 선물상자를 넘어 로맨스와 럭셔리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오늘날 티파니 블루는 178년의 긴 역사와 그 역사를 지켜온 최고의 장인정신,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상징하는 컬러로 평가되고 있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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