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 있는 아침 ] 두만강에 두고 온 작은 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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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두만강에 두고 온 작은 배 - 김규동 (1925~ )

가고 있을까

나의 작은 배

두만강에

반백년

비바람에

너 홀로

백두산 줄기

그 강가에

한줌 흙이 된 작은 배


슬프다. 노시인의 가슴속에 흐르는 작은 배. 반백년이 흐른 지금도 탈 수 없는 배. 남으로 떠난 주인을 기다리다가 이제는 한줌 흙이 된 기다림의 배. 그 배를 그리워하는 이는 이제 노시인 한 사람뿐이 아니다. 언젠가는, 그 언젠가는 우리 모두 그 배를 타고 두만강을 노 저어 갈 날 있으리.

정호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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