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간장 태우다 태덕분에 중공앞질러 "한국,태국만 꺾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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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화랑에 서광이 비친다. 이제 태국만 꺾으면 기사회생, 힘겨웠던 1차관문을 통과하게 됐다.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축구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1차예선의 4조경기는 종반에 들어 극적인 대세의 변화를 일으켰다. 한국의 단독2위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중공이 탈락위기의 궁지에 몰려있다.
10일밤 한국은 기대한 대로 홍콩을 2-0으로 꺾은 반면, 예상을 크게 뒤집고 종공은 태국에 1-0으로 패퇴,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태국은 4승1무 (승점9점)의 전적으로 4조의 수위로 2차 예선 진출이 확정되었고 한국이 2위, 중공이 3위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남은 경기(12일) 는 한국-태국과 중공-홍콩전. 한국은 태국에 이기면 당연히 단독2위를 고수, 2차예선 진출목표를 달성하며 중공이 약체 홍콩에 이긴다고 볼 때 만약 한국이 태국과 비기면 중공과 2승3무1패(승점7점) 로 동점이 되어 골득실차로 2-3위를 가리게 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중공에 골득실차에서 불과 2골 앞서있으므로 태국에 비길경우에는 위험하다. 중공이 홍콩에 3골차 이상으로 이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공이 홍콩에 만약 2-0으로 이겨 골득실차마저 같아지면 한국이 다득점 우세의 원칙에 따라(현재 화랑10골, 중공 7골) 2위를 차지한다.
한국에 용기를 주는 것은 태국이 이미 수위를 확정지었으므로 선수들의 투쟁심이 다분히 해이 될 수 있으며 또 텃세에 따른 심판상의 잇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한국을 괴롭힐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접어 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까지 행운을 안겨준 태국-중공대전의 승부는 폭우의 영향을 받았다.
방콕 청소년스포츠센터의 그라운드는 줄기차게 내리는 열대폭우 아래 물바다였다.
뛰는 선수와 구르는 공은 물보라를 일으키는 진풍경이었고 공은 아무리 세차게 내질러도 지척에 머물렀다.
중공은 물찬 제비같은 태국의 빠른 움직임에 속수무책이었고 후반 21분 태국골게터「피아퐁」의 문전대시에 의한 왼발 슛에 굴복하고 말았다.
태국은 한국이 더 난적이라고 판단, 이날 중공과의 경기에서 수위를 확정짓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총공세를 취했으며 폭우가 이에 가세, 깨끗이 목표를 성취했다. 동시에 대회를 유치했던 태국축구협회의 외교능력이 끝내 개가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폭우가 심해지기전에 홍콩과 대전한 한국은 시종 일방적인 공격을 거듭, 전반35분 신연호가 또 후반15분 김종부가 각각 득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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