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그 기하학적 아름다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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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톡톡 튀는 손목시계가 이번 겨울 유행이다. 시침·분침이 없는 시계, 납작한 시계, 팔찌 시계 등이 인기다.

얌전한 시계는 싫어-.

손목시계에서 케이스는 시곗줄을 제외한 기계부분을 말한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 격이다. 요즘 시계 케이스의 변신이 화려하다. 둥글거나 각진 스타일에서 벗어나 납작한 모양, 시침.분침이 없는 '노 인덱스(no index)' 디자인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다이얼이 큰 '빅 사이즈' 시계가 유행한데 이어 올해는 좀 더 기하학적인 스타일의 손목시계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단순히 시간을 보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벗어나 시계가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계 수입업체 갤러리어클락 관계자는 "손목시계는 이미 장신구의 의미가 더 크다.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연령층은 밋밋한 디자인보다는 개성이 넘치는 시계를 골라 차며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시계는 캐주얼한 의상과는 부드럽게 어울리면서 단조로운 정장에는 포인트를 줘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겨울철 어둡고 두터워진 의상에 스타일을 한껏 돋보이게 하는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르마니는 특이한 손목시계 2가지를 내놓고 있다. 팔찌 겸용 시계 '타이거즈 아이 워치'는 최근 20~30대 여성들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이다. 팔찌로 차고 다니다 시간이 궁금하면 케이스만 살짝 돌려 시간을 확인한다. 얼핏 봐선 시계라고 믿기지 않는다. 시계부분은 흑수정으로, 팔찌 부분은 타이거즈 아이(호안석)로 세팅됐다.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재질이어서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가격은 30만8000원이다.

이 회사 '노 인덱스 워치'는 이름 그대로 다이얼에 시.분.초를 나타내는 숫자와 눈금이 없다. 화려한 컬러와 로고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가을.겨울 무거운 옷차림에 화사함을 주는 포인트로 제격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시곗줄은 우레탄 재질을 채용했다. 우레탄은 가벼우면서 땀 흡수가 잘 돼 손목에 땀이 차지 않는다. 이물질도 쉽게 닦인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시계 밴드를 채우는 버클을 좌우 양쪽에서 여닫이가 가능하도록 디자인 돼 편리하다.

펜디가 최근 출시한 '펜디 짚 코드'는 납작하게 눌린 모양의 다이얼이 신선한 느낌을 준다. 기존의 단조로운 숫자 표기와는 달리 숫자 3과 9가 눈에 띄게 크게 표기되어 있어 독특하다. 시곗줄의 교체가 자유로워 실용적이다. 장소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달리 차고 다닐 수 있다. 블랙브라운.블랙화이트.아이보리화이트.아이보리옐로 등 다양한 색상으로 나와 있다. 밴드마다 펜디의 더블 F 로고가 멋스럽게 새겨졌다. 나일론 소재를 사용해 멋지고 실용적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이다. 가격은 65만 원이다.

모바도의 스포츠 시계도 인덱스가 없는 다이얼을 채택했다. 12시 방향에 모바도 브랜드 고유의 도트(흑점)만 새겨져 있다. 밴드는 악어가죽을 사용했다. 자칫 투박해 보일 수 있는 스포츠 시계에 세련미와 품격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가격은 129만 원이다.

갤러리어클락 관계자는 "손목시계 케이스의 변화는 패션의 유행과 일맥상통한다. 패션의 흐름이 독창적이고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이 보다 더 기하학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의 손목시계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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