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창당 2년 … 위기의 열린우리당] 노 대통령 당과 거리 두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메시지는 의례적인 축하 인사가 아니라 내용을 담아야 한다"면서 "지난해에는 1주년이라는 상징성과 총선 이후 당 정비라는 의미 때문에 메시지를 보냈지만 올해는 그럴 필요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마치 당의 후견인처럼 행사 때마다 의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게 '당.청 분리'의 원칙에 맞느냐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2년 전 창당대회와 지난해 창당 1주년 기념식에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엔 서면으로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성공한 정당을 만들자"고 격려했다. 올 4.2 전당대회 때엔 영상 축하메시지까지 전했다. 그래서 이번 입장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권에는 10.26 재선거 참패와 뒤이은 당 일각의 대통령 정면 비판 이후 노 대통령이 당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당과의 불화나 어색한 관계로 보는 것은 지나친 의미 부여"라고 선을 그은 뒤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대통령 입장은 변함이 없고, 당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재선거 직후인 지난달 30일 출입기자단과의 산행에서도 "당 문제에 대해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정치적 현안에 관해서도 당에 일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한 핵심 비서관은 "대통령은 요즘 내년 초에 제시할 국가의 미래 진로와 국정 구상, 이의 실현을 위한 '사회적 의사 결정구조' 마련에 주로 관심을 쏟고 있다"며 "이 제안 때 대통령과 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도 정리해 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