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변사」새환자 없으면 원인구명불능|시체부검 기회 놓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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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 동네에 사는 어린이3명이 원인모를 병에 걸려 같은 증세를 보이며 앓다 잇달아 숨지자 이들을 진료했던 서울대·이대병원 의료진들은 발병원인과 병명을 몰라 당황한 눈치.
서울대병원의 경우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오자 피검사등 각종 검사를 했으나 병명이 나오지 않아 극히 기본적인 링게르주사와 인공호흡만을 계속하는등 속수무책.
또 이대부속병원도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는 어린이에대해 피검사와 건전도 대변검사등을 통해 병원측에서 처음에 추측했던 「보틀리즘」증세인지의 여부를 확인하려했으나 세균이 나오지않아 근무력증 치료제를 계속 투입하고 있는 실정.
양병원은 처음에 따로 따로 환자가 들어와 진료를 하던중 이들이 같은 동네에 사는 어린이들로 모두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서로 의견을 교환했으나 증세가 문헌상에서만 들어보았을뿐 임상적으로는 다루어보지 못한 「원인모를 병」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고 뒤늦게 발병원인들을 구명하려했으나 이미 가족들이 시체를 매장해버려 사체부검등을 통한 원인구명의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것.
서울대소아과장 K씨는 『사지마비·호흡곤란등의 증세로보아 근무력증으로 보이나 이것온 증상일뿐 병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앞으로 새로운 환자가 더나오지 않는한 이 병에대한 원인을 밝히기에는 늦은감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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