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왕' 이상민 … KCC 3연패도 끊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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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이상민(오른쪽)이 전자랜드 김택훈의 수비를 피해 골밑을 파고들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KCC의 이상민이 프로농구 최초로 2500어시스트를 돌파했다. 아홉 시즌, 363경기 만에 만들어낸 작품이다. KCC는 8일 전주에서 벌어진 2005~2006 KCC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이상민의 활약에 힘입어 전자랜드를 107-87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4승4패. 이날 9개의 어시스트를 추가한 이상민은 통산 2508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상민의 '2508 어시스트'는 어떻게 완성됐는가. 이날 경기에 그 내용이 담겼다.

◆ 작품 No.1=경기 시작 12초 만에 3점 라인 밖에 있던 이상민이 골밑으로 공을 던져 넣었다. 골밑 왼쪽에서 리 벤슨 뒤에 숨어 있던 찰스 민렌드가 공을 낚아챘다. 그러곤 쉬운 득점. 수비하는 선수의 높이, 공격하는 팀 동료와의 거리, 수비가 공을 따라잡기 힘든, 그러나 동료는 잡을 수 있는 적당한 속도. 세 가지 요소가 합쳐져 멋진 어시스트가 됐다. 이날 첫 어시스트이자, 프로 통산 2500개째를 채우는 순간이었다.

◆ 작품 No.2=2쿼터 4분17초. 외곽을 돌던 이상민이 순간적으로 느슨해진 골밑으로 달려들었다. 레이업슛. 전자랜드 벤슨이 어느새 자세를 고쳐 잡고 블록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것은 이상민의 '미끼'였다. 이상민은 공중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등 뒤로 공을 내줬다. 민렌드가 달려오고 있었다. 역시 민렌드의 쉬운 득점. 모든 시선이 슛을 하는 이상민의 손끝을 향하고 있을 때, 이상민은 찌를 만한 '허'를 찾고 있었다.

◆ 작품 No.3=이상민의 득점. 1쿼터 5분55초. 이상민이 3점 라인 근처를 어슬렁거렸다. 민렌드와 쉐런 라이트가 외곽으로 움직였다. 전자랜드 골밑 선수들도 그들을 따라 움직였다.

바로 그때 '틈'이 생겼다. 이상민은 골밑으로 치고 들어갔다. 벤슨이 뒤늦게 눈치챘지만 손쓸 수 없었다. 몇 번의 속임 동작이 있던가 싶더니 공은 림을 통과했다. 이날 KCC의 조성원은 3점슛 7개 등 31득점을 올리며, 대기록을 달성한 이상민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이상민과 손발이 잘 맞은 민렌드는 29득점을 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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