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통화 YS·DJ 만남까지 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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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 6일 오후의 일이다. YS는 전화를 받은 DJ에게 안부를 물었다. DJ는 최근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둘의 대화는 2000년 6월 청와대 회동 이후 5년여 만이다. 이후 2002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장 등에서 마주친 적은 있으나 어색한 인사만 나눴을 뿐이다.

YS가 쾌유를 빌자 DJ는 "좋지는 않지만 괜찮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DJ는 YS에게 "대만은 잘 다녀오셨느냐. 손(손명순) 여사는 어떠시냐"고 했고, YS는 "괜찮다"며 이희호 여사의 안부를 물었다. 5분 남짓한 통화가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사람의 중재가 있었다.

최근 YS를 만난 서청원.신상우.정대철.김상현 전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등이 "이젠 DJ와 화해하시라"고 권유했다. 둘의 화해를 주선하기 위해 상도동을 세 번 찾아간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조금씩 YS의 마음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DJ와 YS의 만남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YS의 측근은 "전화를 한 것은 전적으로 DJ의 건강 때문"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YS는 DJ와의 회동에 대해 "당분간 지켜보자"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상도동 측은 DJ의 건강 상태에 대해 알아본 뒤 "일각에서 걱정하는 정도로 나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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