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금융기관 신용회복이 발등의 불” 신임 은행감독원장 송병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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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하고 또 노력 하겠읍니다』
자타가 모두 의외라고 생각한 신임 송병순 은행감독원장의 취임 일 성이다.
재무관료 생활로 일관하다가 생소한 국민은행장을 맡아 자타공인의 탁월한 실적을 올리고 다시 감독원장이라는 생소한 자리를 맡았다.
한은 과의 분리·독립으로 은행감독원장 자리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좌표와 기능을 부여받았다. 그 위에 대형금융사고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은행들을 어떻게 「감독」 할지 모두들 흥미와 기대를 갖고 주시하고있다.
『워낙 갑작스런 발령을 받아 아직 감독원이 어떤 곳인지 전혀 내용적인 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땀에 떨어진 금융기관의 신용을 하루 빨리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큰 의무라는 생각은 하고있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도 아직 생각해 본적은 없읍니다. 그러나 검사기능의 강화는 단편적이어선 안되고 종횡으로 체크를 하는 과학적인 어프로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까지 있던 국민은행은 소규모 대출을 주로 취급했기 때문에 대기업 편중여신문제를 심각히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 각 계열 기업들은 주거래은행을 통해 금융 거래상 여러가지 「우대」 가 있고 이를 둘러싼 문제들을 잘 수렴해서 가져가는 것은 감독기능강화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대형 경제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있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실물경제가 크는 만큼 금융도 성장해야하는데 이를 제약해온 요소들의 부작용이 누적된 탓이지요.』
―전임 정춘택 원장이 석 달 열흘 남짓만에 이임했기 때문에 「분리시대의 감독원」 초대원장은 사실상 송 원장인 셈입니다. 감독원분리문제만 하더라도 아직 마무리를 지을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감독원의 분리는 계속 추진되어야한다고 보십니까?
『아직 생각해 본적이 없읍니다.』
―지금까지 국민은행장으로 재직할 때와는 달리 감독원장은 자칫 잘못하면 「돌로 얻어맞는」 자리인데 어떻습니까?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운수에 맡기고 힘껏 노력할 뿐입니다』
국민상거래 통장등 국민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개발해냈던 일연의 신상품에 뒤이을 시리즈상품을 채 끝내지 못하고 떠나게돼 아쉬운 감이 있다는 송 원장이 심각한 증상을 많이 안고있는 은행감독원을 맡아서는 또 어떤 아이디어를 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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