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문·검색 강화 이후 강력사범 23%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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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레이건」 미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전국 경찰에 비상 근무령이 내려진 가운데 서울 일원에 물샐틈없는 삼엄한 검문·검색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6월 1일 「녹음기를 틈탄 침투 대비 경계 강화」를 시작으로 내려졌던 경찰의 비상 근무령은 그동안 ▲6·25대비 비상 경계(6월 23일) ▲9월 3일의 ASTA·IPU 총회 및 북괴 9·9절 대비를 위한 고도의 치안 태세 확립 지시 ▲대구문화원 폭발 사건 때 내려졌던 감호비상경계령(9월 23일) ▲버마 아웅산묘소 폭발 사건 때의 비상 근무 강화 지시(10월 9일)와 경계 강화를 위한 특별 지시 (10월 10일) 등으로 이어지면서 장장 1백 50여일 째 계속되고 있다.
24시간 비상근무가 계속 되는 가운데 전국에서는 15명의 경찰관이 과로로 숨졌고 거리에 날뛰던 각종 범죄 사건도 크게 줄었다.
경찰은 요소요소마다 검문을 당하는 시민들의 불평이나 외국인들에게 줄지도 모르는 불안한 인상에 대해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아웅산묘소 폭발 사건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레이건」 대통령 방한을 10여일 앞두고 치안본부는 치안본부장을 비롯한 전국시·도경찰국장과 각 과장급들을 24시간 정위치 근무토록 하고 지난 21일 치안종합대책을 긴급 하달, 북괴의 만행기도 및 국내외 불순세력에 의한 테러 방지에 치안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5분 대기 부대를 편성, 「즉각 출동」 태세를 갖추는 한편 해안 및 도서 벽지의 검문검색과 낙하착륙 예상 지역에 대공경계초소를 증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외국 공관·문화원·통신사·방송국 등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를 철저히 하는 한편 국제 테러 조직의 국내 침투에 대비, 국제 테러 분자의 명단을 전산 입력 해 전국의 공항 및 항만에서의 색출을 강화했다.
이같은 삼엄한 경비 태세로 각종 강력·교통·보안 사범이 크게 줄었다.
강력범은 2천 3백 76건(10월 15일 현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천 91건에 비해 23.1%가 줄었고, 절도범은 3만 74건으로 지난해 3만 8천 9백 53건보다 22.8%가 감소했다.
ASTA·IPU 등 국제 대회장에서 절도 등 보안 사범은 한 건도 없었다.
교통 사범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가 줄었으며 경찰의 비상근무 기간 동안 검거된 강도·절도·폭력·치기배 등 중요 범죄는 14만 4천 2백 62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기간에 순직한 경찰관은 지난 3일 서울 남대문 경찰서 보안과 임상렬 순경(40)이 서울 봉천동 921의 18 자택에서 과로에 따른 심장마비로 숨진 것을 비롯해 서울시경 산하 4명, 경북 2명, 전남·충북 각 3명, 경기·부산·강원도경 산하 각 1명 등 모두 15명에 이르고 있다.
임 순경은 9월 21일부터 각종 행사의 비상근무를 해 오다 다시 2일 0시 30분까지 롯데호텔 앞에서 근무 한 후 잠깐 귀가했다가 숨졌다.
경찰은 임 순경을 1계급 특진 추서해 경찰서장으로 국립묘지에 안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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