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성인병|항문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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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질병은 사회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음식의 내용물이 변변치 않았던 시대에는 영양부족이나 전염병등이 많고, 두뇌를 많이 쓰고 운동이 부족한 시대에는 소위 성인병이 라고 하는 순환계·내분비계의 질병이 많아진다.
식생활과 사회생활때문에 생기는것 중에는 항문주의에 생기는 여러가지 질병을 들수 있다. 이곳은 별 것 아닌것 같이 생각하기 쉽지만 하도 병이 많아 의학분야에서도 따로떼어 항문과가 존재할 정도로 복잡하다.
항문주위는 그 위치나 역할때문에 일단상처가 생기면 염증으로 이행되기 쉽고, 또 치료가 되더라도 재발이 잘된다.
항문주위에 질병이 있을 때는 대개 통증이 따르고, 가려움증·출혈·분비물등이 증상으로 나타나며, 때로는 주위가 부어오르거나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한다.
항문주위에 이와같은 증상을 가져오는 질병에는 여러가지가있다. 첫째는 만성적인 변비에 의해 항문주위가 째지는 경우다. 섬유질이 적은, 소위 완전소화식품을 장기간섭취할경우 장에서 수분이 모두 흡수되어 분변이 고형화되는것이 변비로서, 이렇게 되면 배변시 자연히 항문에 많은 압력이 가해져 상처를 입기쉽게된다.
인간의 항문안에는 크립트라고해서 12개의 볼록볼록 튀어나온 조직이 있는데 이크림트 끝이 변비등으로 상하면 염증을 일으키게되어 각종 항문질환의 시초가 된다.
치질도 흔한 항문주위의 병이다. 치질은 항문주위의 질병중 가장 많이 출혈을 보이는 병으로 항문을 애워싸고 있는 5개의 정맥이 일종의 혹처럼 불어난 경우다.
기계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은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음식물마저도 섬유질이 적은 쪽으로만 섭취하는 패턴을 보여 치질이 늘고있다. 변비가 있는데다 늘 앉아서만 지내면 항문주의정맥의 혈액순환이 좋지않아져 일종의 혹이 형성되는것이다.
이같은 질병이외에도 암콘딜로마·치루증등이 항문주위에 잘 생기며, 때로는 대장의 염증이나 요충에 감염된 것이 항문주위에 각종 증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항문주위질환의 검사는 자칫 소홀히 하기의 쉬운데 세가지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음 방법을 써야한다. 첫째 잘 보아야하고, 둘째 손가락을 항문에 삽입하여 촉진을 확실히 해야하며, 셋째는 항문경과 직장경등을 사용, 왜 이러한 질병이 생겼는지를 확실히해야 하는것이다.
항문병은 무엇보다도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예방의 방법은 항문주위를 늘 청결히 유지하는것이다. 매일 한차례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면 항문주위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아울러 청결도 유지할수 있다. 또 변비를 예방해야하는데 야채·미역·과일등 섬유질이 많이 들어었는 음식을 다량섭취, 일상생활에서의 변비가능성을 막아주어야한다.
윤 방 부 <연새대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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