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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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몽상이 아니다. 시베리아를 오린지낙원으로 만드는 계획이 있었다.
우선 태평양 최북단의 바다, 베링해를 가로 막는 74km의 댐을 건설한다. 그 댐 속에 갇힌 북극해의 차가운 물을 온통 퍼내고, 그 대신 따뜻한 태평양의 물을 채워 넣는다.
시베리아엔 드디어 하와이의 초풍이 불고, 그런 기온이면 오린지 꽃도 피울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는 미국TVA계획 (테네시강 유역개발) 설계에 참여했던「게일·A·해더웨이」의 궁리다. 미국라이프사간 「레너드·에인절」편 『해양』이란 책에 그런 얘기가 소개되어 있다. 실제로 미국과 소련의 과학자들은 한때 북극에서 원자폭탄을 터뜨려 빙원을 녹이는제안을 했던 일도 있었다.
모두가 동화같은 얘기지만 인류의 대역사는 흔히 그런 공상의 실현인 경우가 많다.
요즘 미국 환경보호국 (EPA)은 꿈같은 얘기 아닌 현실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구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지구 대기의 「온실효과」 로 21세기 중반께면 기온이 섭씨 1.5도 내지4.5도 정도 높아져 극지의 만년설이 녹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수면은 지금보다 70cm정도나 높아진다.
지난 1세기 동안 해수면이 15cm정도 높아진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상전벽해)의 변혁이다.
온실효과는 이미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예고되어 왔다. 미국 애리조나대학 「폴·데먼」교수는 남반구의 온난화현상을 인류가 방출하는 탄산가스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효과로 분석했었다. 그 영향은 점차 북반구를 덮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지구의 대기를 덮고 있는 탄산가스의 농도는 300PPM을 훨씬 넘고 있다. 이것이 지금의 2배로 늘어나면 지표 가까이의 평균 기온은 2.4도 올라간다고 한다.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C·D·길링」박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백20년 사이에 대기중 탄산가스 농도는 270PPM에서 310PPM으로 늘었다.
앞으로 인류의 공업화는 탄산가스의 증가를 더욱 촉진시킬 것이다. 따라서 서기 2000년이 되면 세계의 평균 기온은 5도나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 무렵의 우리나라는 제주도 기온으로 바뀔지 모른다.
현재 지구의 에너지 소비추세로 향후 1백년이면 지금의 1백배나 되는 열량을 쏟아낼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미국 해군병기센터 고문 「하워드·윌콕스」 박사의 견해다. 그것은 태양열이 1%쯤 더 늘어나는 효과와 같다.
그러나 지구가 더워진다고 오린지낙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따른 환경의 변화는 인류에게 무슨 재앙을 가져올지 모른다.
가령 그린란드나 남극의 빙원은 그 두께가 1천6백m나 된다. 지구를 덮고 있는 빙원의 부피는 2천4백만 평방km. 그 얼음이 녹을 경우를 생각해 보라.
조물주는 지금 인류의 이성과 자제력을 시험하고 있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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