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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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며칠전 숙직근무를 마친 비 내리는 아침, 멀리 가기 귀찮아 학교 가까운 찻집에서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있자니 아침 등산객 한분이 들어오면서 투덜댔다 『요즘학생들, 버르장머리가 없어. 자칫했더면 큰일날뻔했잖아』그분과 아침 등산동료같은 선객들과 찻집마님이 왜 그러느냐고 하니,등교하는 여학생의 우산대에 눈가가 찔렸단다. 찻집마님이 법석떨며 솜과 거즈로 처치해 수습되자, 아침 등산객들이 떠들기 시작했다.
『요즘 학생들,예절 몰라 큰일이야 우리 학교 다닐 땐 수신 시간이 있어 하나 하나 배웠는데 우리가 중학생 때 전차 안에서 자리 한번 앉아 봤어?』『글쎄, 눈을 찔러놓고도 웃고만 있어』『요즘 선생들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어 좌측통행도 가르치지 않나?』『가르치는 그것도 장사여서 자기 아는것 몇 가르치고는 그만이야.』『....』모두들 대단했다.
듣던중 귓가를 떠나지 않는말-
『가르치는 그것도 장사여서......』 라면을 먹고 서둘러 나오면서 오늘 이때까지 자꾸만 되새겨 보게 하는 말이다.
교사가 한낱 지식만 파는 장사꾼으로 타락했는가?
인간성보다는 직업이 부각되어서 교사를 그렇게 보는것인가?
사실 중학교 과정의 지식이란 그다지 깊이 있는것은 아니다.
다만 그 지식을 어떤방법으로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이해시키는가 하는 교수법이 요구될 뿐이다.
따라서 교사는 지식을 파는 장수는 아닌 것이다
교수 현장인 교실을 보자. 궁둥이를 의자 뒤쪽에 바짝대고,가슴을 펴고...』등 자세 지도서부터 질문하는법, 대답고쳐주기, 종례때 긴사설의 차조심, 좌측 통행, 곧장 귀가하기, 길거리서 군것질 안하기, 어른의 길 끊지 않기, 좌석 양보하기...
수신이 아닌 도덕시간도 있다.
요구되는 것은 어른들의 애정이다.
나무랄줄만 알고 칭찬할 줄 모르는 어른, 성선설을 버리고 성악설만 믿는 어른들 사회가 개조되어야하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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