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중국에 선박 R&D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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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선박 건조 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중국 조선시장 진출 계획을 구체화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기로 하고, 우선 내년에 1400만 달러를 중국 현지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의 최고경영자(CEO)인 민계식 부회장은 지난 1일 울산 공장을 방문한 중국 외교계 고위관계자에게 이같이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중국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조선부문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민 부회장은 "내년 2월 상하이에 1차로 R&D센터를 열고, 이어 베이징에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R&D센터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우선 내년 초 500만 달러를 중국에 투자하고, 내년 한 해 동안 총 1400만 달러를 R&D센터에 투자할 계획이다. 민 부회장은 중국 측과 R&D센터 설립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민 부회장은 "중국 시장이 커질 것을 예상해 오래 전부터 진출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중국 측의 투자 요구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공계 분야에서 중국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있는 칭화(淸華)대 등에서 조선부문 기술 개발에 필요한 박사급 인력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선박 건조 및 수주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국내가 아닌 중국에 처음으로 R&D센터를 짓기로 함에 따라 조선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에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합작법인,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에 산업용 보일러 생산법인 등 모두 네 개의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나 조선 시장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에서 3억428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현대중공업은 올해 30%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15억 달러의 수주를 통해 총매출 10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세정.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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