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고속도 하남~오창IC 147분, 우회도로 타면 127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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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가 고향인 이진용(37·경기도 광주시)씨는 3년 전부터 명절 때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는다. 평소 한 시간이면 충분한 중부고속도로(광주IC~서청주IC) 구간이 명절 때는 주차장이 돼 버려 시간이 곱절은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이씨는 용인 방향으로 우회하는 국도를 이용한다. 이씨는 “다소 돌아가긴 하지만 이동시간은 오히려 단축된다”며 “가족들과 드라이브한다고 생각하고 국도를 이용하면 길이 조금 막혀도 덜 피곤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설 명절 귀성길에 우회도로만 적절히 이용해도 이동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 교통정체가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속도로 구간은 경부선 동탄~목천(17일 오후 2~8시), 중부선 대소~오창(17일 오후 2~8시), 서해안선 발안~서평택(17일 낮 12시~18일 오전 2시), 영동선 덕평~이천(17일 오전 10시~오후 8시) 등 네 곳이다. 일찌감치 귀성길에 오른 차량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부선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하남IC~오창IC 구간(101.5㎞)에서 교통정체가 나타나면 이씨처럼 용인을 거쳐 42·17번 국도로 가는 우회노선을 이용하면 단축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귀성길 기준으로 고속도로 평균 이동시간은 2시간27분이었으나 국도를 이용하는 우회노선은 2시간7분으로 20분 줄일 수 있었다. 이씨는 “톨게이트 진·출입시간과 도심 이동시간까지 포함하면 실제 운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50분 단축된다”고 말했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경부선도 마찬가지다. 양재IC~안성IC 구간(55.9㎞)의 이동시간(1월 29일)은 평균 1시간23분이었는데 헌릉IC(용인서울고속도로)로 우회해 오산IC로 진입하면 60분이 소요됐다. 용인서울고속도로에서 평택화성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안성분기점으로 진입할 경우엔 1시간3분이 걸렸다.

 서해안고속도로는 매송IC~서평택IC 구간(31.9㎞)에서 우회도로의 이용 효과가 컸다. 고속도로 평균 이동시간(1월 30일)은 1시간24분이었는데 39·82번 국도를 이용해 우회할 경우 38분밖에 안 걸렸다. 82번 국도를 이용하지 않고 39·38번 국도로 가는 노선(1시간11분)도 고속도로보다 적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처럼 고속도로에서 우회도로를 이용하면 적게는 7분에서 많게는 33분까지 소요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회도로를 이용할 때 교통상황에 따라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경부선 용인서울고속도로에서 평택화성고속도로를 거쳐 안성분기점으로 진입할 때 우회거리가 20㎞ 가까이 되는 게 단점이다. 교통상황에 따라 우회차량이 많으면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영동고속도로 신갈IC~여주IC 구간(53.2㎞)은 42번 국도로 우회할 경우 2013년(2월 9일)엔 평균 28분이 단축됐으나 2014년(1월 29일)엔 12분이 초과됐다. 고속도로 이용 시엔 54분이 걸렸는데 우회도로로 갔더니 1시간6분이 걸린 것이다.

 국토부 백현식 첨단도로환경과장은 “우회도로에 귀성객이 몰릴 경우 오히려 정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국가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상황을 체크하며 고속도로·우회도로 이용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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