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검색순위 1위 박근혜·김무성 감사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중앙포토DB]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 한 것을 두고 “박근혜·김무성 감사합니다. 조중동, 특히 종편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순위 1위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 장면을 캡처해 함께 올렸다.

정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가 당선 직후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을 ‘히틀러의 참배’라고 비난했다가 여론의 역풍(逆風)을 맞으며 각종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순위 수위권에 올랐다. 이후에도 연일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며 당내에서 "최전방에서 대포를 쏘겠다더니 당을 향해 대포를 쏘느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대통령에게 묻는다"는 등의 도발적 발언을 했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자 “두 얼굴의 사나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여기서는 이말, 저기서는 저말, 진정성 결핍증을 앓고 있는 양심불량자는 현직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이 이날 트위터에 검색 순위 결과를 게시한 것은 자신의 발언과 관련한 비판여론에 대한 책임을 청와대와 여당, 보수언론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최고위원의 강경발언은 지역구(서울마포을)에 있는 보수단체의 항의 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현재 정 최고위원의 지역구(마포을) 사무실을 비롯한 마포구 일대 곳곳에는“정 의원이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16일 오후 지역구사무실 앞에서 정 의원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지역주민 모임을 갖는다”는 취지의 A4 한장짜리 벽보가 곳곳에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왜들 이러시나? 아마추어 같이…지난 19대 총선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뛰다 떨어진 사람, 새누리당 구의원 후보 나왔다 떨어진 사람들… 너무 티가 나잖아요”라고 일축했다. 항의 집회 주도 세력이 새누리당 소속 당원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에 앞서 "종편에게 묻는다. 노대통령을 노가리라 비하하고 육시럴X이라고 까지 욕한 한나라당의 환생경제는 아름다운 연극인가? 좋아라 웃고 있는 박근혜는 교양있는 관객인가? 하루종일 편파방송 입에 냄새 안나나?”라는 글과 함게 2004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환생경제'라는 연극을 보면서 박장대소하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환생경제'는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직접 출연했던 연극으로, 당시 대통령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가리’ ‘XX할놈‘, ’X잡놈‘ ’부X값‘ 등으로 조롱하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독자 행보에 앞서 당내 논의를 가져야 한다"는 문재인 대표의 경고도 무시했다. 그는 14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여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엔 임수경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등이 참여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4일 오후 팽목항에서 열리는 ‘세월호 인양 촉구 범국민대회’에 문 대표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으나, 문 대표는 이례적으로 추가 발언을 신청해 “저도 팽목항에 방문하고 가능하다면 유족 협의회와도 만나길 바라지만, 범국민대회 참석은 결정된바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대표뿐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대외 행사에 참여하면 당을 대표하는 성격을 갖는 만큼 (행사 참여 전) 당내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며 정 최고위원에게 사실상 '독자행동을 자제하라'는 강력한 공개 메시지를 전달했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 1=정청래 최고위원 트위터 캡처,
사진 2=중앙포토DB]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