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승용차는 도난조심을"|여자 낀 전문절도단 수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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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파트에 세워둔 승용차를 하루만에 5대나 팔아 치우는 여자가 낀 자동차전문 절도단이 등장,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절도단은 자동차 검사증과 인감증명서까지 위조,『회사가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게되어 차를 급히 처분한다』며 1대에 1백90만∼3백5만원씩을 받고 팔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차량 5대중 4대를 2∼3시간 간격으로 감쪽같이 팔아치웠고 ▲차를 팔때 자동차키를 다시 만들어 건넸으며 ▲엉터리 회사명함에 전화를 하루 동안 빌어 매각에 이용하고 문서위조수법이 치밀한 점 등으로 미뤄 조직적인 범행으로 보고 전담반을 편성, 수사중이다.

<범행>
도난 당한 서울4라1815호 포니왜건차를 구입한 이정길씨 (서울 군자동 194·자동차 매매업)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상오 10시쯤 사무실로『자동차를 팔겠으니 한번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1시간쯤 뒤인 상오 11시 서울 상봉동 107 조흥은행 면목동 지점앞 제과점에서 40대 남자를 만났다.
범인은 이씨에게「자신섬유주식회사 대표 박헌식」이라는 명함을 주며『봉제업을 하는데 자금이 달려 회사가 부도가날 지경이어서 차를 급히 팔아야겠다』고 말했다는 것.
이씨는 제과점옆 골목에 새워둔 차의 상태를 살펴본 뒤 2백40만원에 사기로 하고 계약금조로 현금 1백90만원을 건네 주었다.
또 지난달 14일 정오쯤 서울 군자동 194 이학섭씨(33)도 강신욱씨(41·서울 잠실3동 주공아파트)가 도난 당한 서울4다2018호 포니승용차를「박헌식」명의로 둔갑된 자동차 검사증과 인감증명서를 받고 2백30만원에 샀다.
범인은 같은 방법으로 지난달 14일 정오, 하오 3시, 하오 5시, 하오 6시, 15일 상오 11시 등 하루동안 5대를 팔아 모두 1천1백80만원을 현금만으로 받아 챙겨 달아났다.
범인으로부터 차를 산 이씨 등은 이튿날 자동차 명의변경을 하려고 자동차등록사업소에 소유주확인을 했으나 원주인이 다른 사람인 것을 알고 범인이 준 명함의 전화로「자신섬유 박대표」를 찾았으나 그런 사람이 없고 인감증명서의 주소도 가짜임을 밝혀내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법>
경찰수사 결과범인은 맨 먼저 훔친 차량의 소유주인 박헌식씨(46·서울 반포동 830 주공아파트77동)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이용,「서울 면목동 231의6」이라는 거짓주소로 가짜 서울 면목7동 동장의 직인과 개인 등을 찍어 인감증명서를 만들었고 훔친 차안에 있던 자동차검사증의 성명과 주소를 약품으로 지우거나 스탭프 잉크로 보이지 않게한 뒤 박씨의 이름과 가짜주소를 적어 변조한 사실도 나타났다.
또 범인이 명함에 박은 전화번호는 지난달 14일 3만원을 주고 하루만 빌은 사실도 밝혀졌다.
이튿날 경상도 말씨의 30대 여인이 상오 9시부터 하오 6시까지 전화 앞에 앉아서 전화가 걸려오면『네, 자신입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범인인상>
남자는 43세 가량에 서울말씨를 쓰고 얼굴이 길고 체격은 호리호리한 면이며 키는 1m68cm 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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