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2중행동 자녀에 나쁜 영향|윤진교수, 가족갈등 해소에 심리학원을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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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자녀양육·노부모공양과부부자신의 화합은 중년에 들어선 부부들이 지니는 공통적 문제.
가정생활에서 부닥치는 원초적인 가족간의 갈등해소를 위해 심리학적 지식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돼 주목을 끈다.
83년도 한국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정기총회및 심포지엄(21∼22일·부산대)에서 발표될 윤진교수(연세대) 의「일상생활에서의 심리학의 역할」이 바로 그것.
윤교수는 가족성원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데 심리학적 지식이 원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첫째가 부부관계의 역할. 남편과 아내는 각기 자신들이 생활하는 행동의 장이 다르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따라서 여러가지 현상에 대한 원인 귀속도 달라지게 된다. 즉, 직장이 무대인 남편은 일이 여의치 않으면 그 책임을 주연적인 사장이나 상사에게 돌리나 가정이 무대인 아내는 남편을 주연으로 간주하여 그 원인을 남편 탓으로 돌린다. 따라서 남점의 차이에서 오는 부부간의 갈등을 해소하려면 부부가 공동주연이 돼 역할의 중요성을 동등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부부 각자가 남성상·여성상만을 지닐 것이 아니라 양성화되는 것이 산업사회적 환경에서 적응력이 높다. 따라서 부드러운 여자도 필요에 따라서는 자기주장을 강력히 띠고, 냉철히 분석할 수 있어야하며, 엄격하고 지배적인 남자도 경우에 따라 사교적이고 부드럽고 아이들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부부간에도 자존실의 증가와 감소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데, 부부간에는 칭찬과 호의가 이미 최고수준에 달해 더이상 자존심의 증가효과는 가져오기 어려운 상태여서 단 한 마디의 부정적인 말에도 자존심의 감소효과는 크게 작용하게 된다.
가까운 부부 사이일수록 너무나 지나친 자존심의 증가만을 기대한 나머지 커다란 실망·오해·갈등만을 갖게할 위험이 있으므로 부부는 둘 다「솔직한 태도」로 상호 이해의 마당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자녀양육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부모의 2중적 행동. 이는 아동으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기준을 설정하는데 혼란을 초래하고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부모·자녀간의 행동은 부모양육방법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선전적 기질에 따라 양육행동이 결정되는 양방관계에 있으므로 부모·자녀간에 긍정적 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 노인은 자신과 환경에 대해 일정한 방향을 유지해가며 스스로 이를 통제하려고 노력한다. 옛 물건에 애착을 갖고 사회·가족내 중요관심사에 관여하는 것도 이린 까닭. 따라서 이들이 자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윤교수는 보고 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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