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입' 체계적 보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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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4일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을 신설해 초대 비서관에 윤태영(44) 현 제1부속실장을 임명했다고 김만수 대변인이 발표했다. 제1부속실장 후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수행비서 역할을 해 온 문용욱(39) 제1부속실 행정관을 승진,임명했다.

김 대변인은 "각종 대통령 행사의 메시지 준비 및 연설문의 기획업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연설기획 비서관을 신설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태영 부속실장이 그간 맡겨진대로 대통령 업무를 보좌하고 각종 행사를 수행하는 동시에 연설문 업무를 도와왔으나 일이 과중해 기구를 개편키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비서관은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연설문 작성을 맡겨 온 386세대 핵심 참모다. 집권 후반기 들어 노 대통령이 각종 중장기 정책 과제의 해법 마련을 모색하며 여론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라 윤 비서관의 기용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평소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으며 자신의 말과 메시지에 애착이 강하다"면서 "앞으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메시지 관리를 보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메시지의 기획과 관리를 전담할 자리를 새로 만드는 방안을 중반기 이후 계속 검토했다고 한다. 여기엔 대연정 공론화 실패에 대한 반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 대통령은 내년초 자신의 진로와 함께 '사회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제안을 하겠다고 예고해놓은 상황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윤 비서관에게 자신의 새로운 제안을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고 공감을 유도하는 역할을 부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세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한 신임 문 제1부속실장은 대선 당시부터 노 대통령 수행비서를 했으며 현 정부 출범이후 비서실장실,국정상황실 등에서 근무해 왔다. "묵묵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임인 윤 비서관에 이은 제주 출신 제1부속실장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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