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걱정 마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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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수원의 첫 골을 넣은 조재민(위)이 마토와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다. 성남 김철호의 허탈한 표정이 대비된다. [파주=연합뉴스]

수원 삼성이 성남 일화를 3-1로 꺾고 FA컵 8강에 올랐다. 수원 차범근 감독에게는 소중한 승리다.

수원은 김남일.송종국 등 호화 멤버를 보강하고도 일찌감치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고, FA컵 32강전에서도 수원시청에 간신히 승부차기로 이겼다. 차 감독은 팬들로부터 퇴진 압력까지 받았다.

그러나 수원은 2일 파주 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K-리그 후기 우승을 목전에 둔 성남을 잡아 FA컵 우승 가능성도 커졌다. 수원은 전북 현대와 8강전에서 만난다.

양팀의 명암은 전반 28분 문전 혼전 중 터뜨린 수원 조재민의 첫 골로 갈렸다. 수원은 즉시 미드필더진을 수비로 돌렸고, 성남은 수원의 잠겨진 문을 몇 차례 두들겨 보다 열리지 않자 눈에 띄게 집중력이 떨어졌다.

수원은 후반 3분 이따마르의 역습으로 2-0을 만들었고, 후반 21분 성남 우성용에게 한 골을 내줬으나 종료 직전 다시 이따마르의 골로 쐐기를 박았다.

차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아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FA컵 우승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 지난해 3관왕을 했는데 팬들이 올해 성적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논산 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전북이 FC 서울을 2-1로 눌렀다. 후반 14분 서울 수비수가 백패스한 공을 가로챈 전북 정종관이 골키퍼 키를 넘겨 골문을 갈랐다. 곧바로 서울의 반격이 시작됐다. 18분 상대 문전 오른쪽을 파고들던 박주영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정조국이 골을 성공시켰다.

1-1로 팽팽하던 경기는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승부가 갈렸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찔러 들어간 전북 네또가 골키퍼를 따돌리는 크로스를 날렸고, 밀톤이 무인지경의 골대를 향해 가볍게 공을 밀어넣었다.

K-2팀이 프로를 꺾는 이변은 이날도 이어졌다. 고양 국민은행은 돈지덕.이도권의 연속 헤딩골로 K-리그 통합 1위 팀 인천 유나이티드를 2-1로 무너뜨렸고, '프로팀 킬러' 인천 한국철도도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팀 부천 SK를 4-2로 대파하고 8강에 올랐다.

파주=성호준 기자, 논산=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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